"글로벌 극장 산업에 전례 없는 위협...美 박스오피스 25% 증발 우려"
   
▲ 자료사진, 로이터=연합뉴스

[미디어펜=김종현 기자] 거대 동영상 스트리밍서비스 기업인 넷플릭스가 세계 최대 영화사인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WBD)를 인수하면서 글로벌 극장산업이 패닉에 빠졌다.

넷플릭스는 5일(현지시간) 720억 달러에 WBD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세계 극장 운영자들에게 충격을 줬다.

전통적인 영화 스튜디오와 달리 넷플릭스는 기존 극장 배급 관행을 따르지 않는다.  만약 WBD에도 이런 사업 패턴을 적용한다면 팬데믹 이후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화관 업계엔 재앙이 될 수 있다.

온라인 영화티켓 판매회사인 팬당고(Fandango)의 숀 로빈스 분석책임자는 CNBC에 "이는 극장주들에게 가장 원치 않는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넷플릭스가 워너브라더스의 극장 사업 모델을 유지하고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재현할 수 없는 고유한 강점을 살린다면 영화 산업에 건설적인 날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세계 최대 극장 협회인 시네마 유나이티드(Cinema United)는 이날 넷플릭스의 WBD 인수에 강하게 반대했다.

시네마 유나이티드의 마이클 오리어리 CEO는 성명에서 "넷플릭스의 워너브라더스 인수는 글로벌 극장 산업에 전례 없는 위협"이라면서 "이의 부정적 영향은 미국과 전 세계의 대형 체인부터 작은 마을의 단관 극장까지 모두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CNBC와 인터뷰한 절반가량의 영화관 운영자들은 넷플릭스의 WBD 인수가 매년 극장에서 상영되는 영화 수를 크게 줄이고, 그 결과 연간 박스오피스 매출에도 타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시네마 유나이티드는 이번 거래가 "연간 국내 박스오피스의 25%를 없앨 위험이 있다"면서 특히 소규모 극장 체인과 독립 극장이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리어리 CEO는 CNBC에 "이 정도 규모의 거래와 그 잠재적 영향은 규제 및 감독 권한을 가진 모든 사람들이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이미 연방, 주, 국제 차원에서 관계자들과 논의하고 있다. 이는 극장 산업의 장기적 생존 가능성에 중대한 위협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극장 운영자들은 WBD와 넷플릭스의 거래가 극장 개봉 영화 수를 줄이고, 주요 영화의 극장 상영 기간을 더 짧게 만들 것이라고 걱정했다.

스튜디오 합병은 최근 몇 년간 극장 산업의 주요 문제로 떠올랐다. 스튜디오가 합병되면 제작하는 영화 수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지난 2019년 디즈니가 20세기 폭스를 인수했을 때 업계가 직접 경험한 바 있다.

극장 산업은 최근 몇 년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제작 중단과 영화 촬영을 멈추게 한 이중 파업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업계는 여전히 팬데믹 이전의 개봉 수나 박스오피스 매출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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