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동부 샌버나디노 시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을 조사 중인 수사당국은 3일(현지시간) 테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총격 사건 용의자 사이드 파룩(28)과 타시핀 말리크(27·여)의 집에서 파이프 폭탄 12개와 실탄 수천여 발, 수백여 개의 폭파장치 등이 추가로 발견된 데다가, 파룩이 테러리즘과 관련해 온라인 접촉을 했다는 정황 증거가 포착됐기 때문이다.

특히 연방수사국(FBI)은 `무슬림'인 파룩이 전화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테러리즘과 관련된 인사들과 접촉했다는 사실과 그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여행한 목적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룩은 미국 일리노이 주에서 태어난 시민권자로, 독실한 무실림인 것으로 전해졌다. 파룩의 아내 말리크는 파키스탄 출신으로 미국에 파키스탄 여권으로 입국했으며, 입국 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살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데이비드 보디치 FBI LA지국 부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 시민권자인 파룩은 2003년 성지순례기간인 하지(haji)에 수 주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체류했으며, 2014년 7월 아내 타시핀 말리크와 입국했다"고 밝혔다.

게다가 이들의 자택수사에서 파이프 폭탄 12개와 실탄 3000여 개, 장난감 차와 연결된 폭발장치 수백여 개가 발견됐다. 이들이 도주하는데 이용한 검은색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에서도 자동소총 2정과 권총 2정, 실탄 1600여 발이 나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국가안보팀과 회의를 가진 직후 "현재로서는 범행 동기가 불분명하다"면서도 "테러와 관련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현재로서는 정확한 범행 동기를 알지 못한다"며 "연방수사국(FBI)이 지역 경찰과 함께 이번 사건을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제임스 코미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으로부터 이번 사건과 관련한 보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제러드 버건 샌버나디노 경찰국장도 기자회견에서 "이들이 총기와 탄환을 다량 준비한 것으로 미뤄 이번 총기난사 사건은 사전에 정교하게 기획된 범행"이라며 "또 다른 범행을 준비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버건 경찰국장은 "범인들은 총기난사 현장에서 65∼75발을 발사했으며, 경찰과의 총격전에서도 최소 70발 이상을 사용했다"면서 "이들은 차 안에 자동소총 실탄 1400발과 권총 실탄 200발을 소지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경찰관 2명이 총격전 과정에서 부상을 입어 현재까지 이번 총격사건 희생자 수는 사망 14명, 부상 21명"이라고 덧붙였다.

파룩·말리크 부부는 총기난사 현장에서 각각 자동소총과 권총을 사용했으며, 이 총기들은 합법적으로 구입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연방 알콜·담배·화기단속국(AFT)은 전했다.

하지만, 파룩이 전날 총기난사 전 샌버나디노 카운티 공중보건과 직원들 송년행사에 참석했다가 다른 사람과 논쟁을 하고서 자리를 떴다가 돌아와 범행했다는 점에서 직장 내 분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실제로 사건 당시 샌버나디노 카운티 공중보건과 직원들이 대관해 송년행사를 하던 중이었다. 샌버나디노 카운티 보건국의 환경보건 전문가로 5년간 근무한 파룩도 이 송년 파티에 참석했다.

버건 경찰국장은 "파룩이 모임에 왔다가 다른 사람과 논쟁을 하고서 화가 난 모습으로 자리를 떴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아내 말리크와 함께 현장에 다시 나타나 총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파룩의 직장 동료도 파룩이 독실한 무슬림이었지만, 직장에서는 거의 종교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볼 수 없었다고 밝혔다.

직장 동료인 그리셀다 라이신저는 "그에게서 광신도라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고 (테러와 관련한) 의심도 절대로 하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다른 동료는 "파룩이 사우디아라비아로 여행을 갔다가 온라인에서 만난 아내와 돌아온 적이 있다"면서 그들을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한 아이의 부모라고 묘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