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용현 기자]현대제철이 고품질 철스크랩 확보를 위한 대대적인 투자에 나선다. 회사는 철스크랩 가공설비인 ‘슈레더(Shredder)’ 설비 도입 등 저탄소 원료 고도화에 오는 2032년까지 총 1700억 원을 투자한다고 8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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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니엘리 센트로 리사이클링(Danieli Centro Recycling)이 제공한 슈레더 설비 사진./사진=현대제철 제공 |
이번 투자에는 슈레더 설비 신규 도입과 함께 포항공장 및 당진제철소 철스크랩 선별 라인 구축 등이 포함된다. 슈레더는 폐자동차·가전제품·폐건설자재 등에서 회수된 철스크랩을 고속 회전하는 해머로 파쇄해 불순물을 제거하는 설비다.
이를 통해 생산되는 ‘슈레디드 스크랩(Shredded Scrap)’은 철 함유량과 균질도가 높은 고급 철스크랩으로 평가된다.
현대제철은 우선 220억 원을 투자해 경기 남부 지역에 슈레더를 비롯해 ‘파쇄-선별-정제’로 이어지는 원료 고도화 설비를 도입할 계획이다.
전문 운영사를 통해 노폐 스크랩을 고급 철스크랩으로 가공하고, 운영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추가적인 슈레더 및 정제 라인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해당 설비는 고속해머 파쇄설비, 비철·비자성 분리장치, 분진 집진시스템, 품질 검사 및 이송설비 등을 갖추고 있으며 오는 2027년 착공해 2028년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아울러 슈레더 설비를 통한 슈레디드 스크랩 생산 외에도 일반 철스크랩을 고품질로 가공하는 기술 개발에도 착수했다.
현대제철은 2024년 포항공장에 철스크랩 선별·정제 파일럿 설비를 도입해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며 2026년에는 국책과제를 통해 연구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따라 철강업계에서는 고급 철스크랩 확보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철스크랩을 원료로 쇳물을 생산하는 전기로 방식은 고로 방식 대비 탄소 배출량이 1/4 수준에 불과해 주요 철강사들이 신규 전기로 도입과 고부가 제품 생산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러나 국내 철스크랩 자급률은 80~90%에 그쳐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고품질 철스크랩의 안정적 확보는 탄소 감축과 제품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필수 과제로 꼽힌다.
현대제철은 금속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생철’ 확보 외에도 노폐 스크랩을 고급화해 부족분을 대체하는 전략을 추진한다. 또한 파트너십을 통한 안정적 조달에도 집중하고 있다.
2023년 경북 김해 지역 대형 슈레더 공급사와의 협력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슈레더 투자를 희망하는 협력사 3곳에 200억 원 규모의 투자 지원을 시행했으며, 기존 협력사에는 폐기물 처리 시설 지원 프로그램을 신설해 상생 기반을 확대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철스크랩 사용 확대를 위한 가공 효율화 및 고품질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투자는 협력사와의 상생 모델을 통한 탄소중립 체제 전환 기반 구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제철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실천 중이다.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 및 추가 설비 전환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2050년 넷제로(Net Zero) 달성을 위한 수소 활용 방안도 연구하고 있다.
[미디어펜=이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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