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평균 상승률 37% 보다 높고, 랜드마크 고가 단지 많아
[미디어펜=조태민 기자]지하철역과 단지가 지하로 직접 연결되는 ‘직통 역세권’ 아파트의 몸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궂은 날씨와 외부 환경에 구애받지 않는 편의성에 더해 희소성이 부각되면서, 서울 평균보다 훨씬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 해링턴 스퀘어 과천 투시도./사진=효성중공업


9일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서울 시내 직통 역세권 아파트 19곳의 최근 5년(2020년 11월~2025년 11월) 평균 매매가격은 48.01%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아파트값 상승률(37.03%)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직통 역세권 단지가 강세를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차별화된 편의성’이다. 단지 지하에서 바로 지하철역과 연결되는 구조는 비·눈·미세먼지 등 외부 환경과 무관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어 주거 만족도를 극대화한다. 여기에 대형 쇼핑몰이나 마트 등 상업시설과도 지하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아 이른바 ‘슬세권(슬리퍼를 신고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권역)’의 정점으로 꼽힌다.

공급 희소성도 프리미엄을 유지하는 핵심 요인이다. 역사와 단지를 연결하기 위해서는 설계 단계에서부터 복잡한 협의와 높은 시공비·기술력이 요구돼 공급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때문에 직통 역세권 단지는 등장 자체가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잡는 사례가 많다.

서울 주요 지역의 대표 단지들도 대부분 ‘대장주’ 역할을 한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고속터미널역 3·7·9호선), ‘래미안 원베일리’(9호선 신반포역),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2차’(도곡역 3호선·수인분당선) 등이 지역 시세를 견인하고 있다.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도 9호선 중앙보훈병원역 직통 연결로 입주 전부터 주목받고 있다.

신규 분양시장에서도 직통 역세권 단지가 잇따라 눈에 띈다. 효성중공업이 시공을 맡아 경기 과천지식정보타운 상업5블록에서 분양 예정인 ‘해링턴 스퀘어 과천’은 4호선 과천정보타운역(예정)과 단지 지하가 직접 연결되는 구조다. 총 359실 규모로 조성되며, 폭넓은 멀티 발코니, 2.75m 천장고, 세대당 1.3대 주차 등 고급 설계를 적용했다.

서울에서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분양 중인 서초구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총 2091가구)’이 9호선 구반포역과 직통 연결된다. 앞선 1순위 청약에서는 230가구 모집에 5만4631개의 통장이 몰리며 직통 역세권의 위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지하철역과 건물을 연결하는 공사는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주상복합이나 대단지 재건축 사업에서 주로 이뤄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땅값이 비싸고 교통 요지인 곳에 고급 주거 시설이 들어서게 된다”며 “편리함을 돈으로 사는 ‘시간의 가치’를 중시하는 고소득 자산가들의 수요와 맞아떨어지면서 부촌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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