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로이터=연합뉴스

[미디어펜=김종현 기자] '아이폰 제국'인 애플의 인공지능(AI) 실패에 대한 후폭풍이 예사롭지 않다. 관련 경영진이 줄줄이 퇴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8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일주일 동안 최고 경영진에서 이례적인 인사 변동을 겪었다. AI 책임자, 최고 법률 책임자, 핵심 디자인 임원이 물갈이됐다.

이러한 인사 변동은 애플이 올해 AI에서 실패한 뒤, 가장 중요한 AI 제품을 다시 준비하는 시점에 발생했다.

애플 비전 프로 소프트웨어를 설계했던 임원도 회사를 떠나, 메타로 이동했다.

지난 주말에는 또 다른 잠재적 퇴사 소식이 이어졌다. 블룸버그에 의하면 하드웨어 기술 담당 수석 부사장 인 조니 스루지가 팀 쿡 CEO에게 곧 회사를 떠나고 싶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스루지는 이날 아침 직원들에게 당분간 애플을 떠날 계획이 없다고 블룸버그의 보도를 부인했으나 경영진 인사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스루지는 과거 인텔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자체 칩을 설계해 훨씬 뛰어난 성능을 구현하면서 판매량 급증을 이끈 칩 설계의 대가이다. 그는 사실상 칩 디자인 분야의 조니 아이브와 같은 독보적인 인재로, 애플을 떠나는 것은 쉽게 상상하기 어렵다.

혁신적이고 업계를 선도하는 제품을 만들어내면서도 안정적인 리더십을 유지해온 애플의 최고 경영진 변화는 여러 가지 해석을 낳고 있다.

애플은 지난 3년 동안 기술 업계가 AI로 대대적인 전환을 하는 동안 대처에 뒤늦었다. 이에대한 책임을 지고 지난주 AI 책임자인 존 지안안드레아가 회사를 떠났다. 그는 아이폰에서 혁신적인 AI 경험을 제공해야 했지만, 애플은 수개월 동안 홍보해온 고성능 버전의 '시리'를 출시하지 못했다.

구글이나 앤트로픽 같은 기존 AI 선도 기업과 협력하는 새로운 전략으로 이런 상황을 만회할 수도 있겠지만 애플은 이를 제대로 해내야 한다는 엄청난 압력에 직면해 있다.

애플은 내년 4월 1일 창립 50주년을 맞아 첫 번째 폴더블 아이폰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다가오는 반독점 재판과 관세를 둘러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휴전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 등 더 많은 도전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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