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AFP=연합뉴스

[미디어펜=김종현 기자] 영국의 글로벌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가 비트코인 50만 달러 도달 시점을 2년간 늦춰잡았다.

스탠다드차타드는 9일(현지시간) 비트코인 가격이 몇 년내 50만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그 시점을 애초 전망했던 2028년에서 2030년으로 늦췄다.

스탠다드차타드의 디지털 자산 글로벌 리서치 책임자인 제프리 켄드릭은 이날 투자자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가격 흐름이 우리의 비트코인 가격 전망을 재조정하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번 전망은 비트코인이 지난 10월 6일 사상 최고가에서 약 40% 하락해 9만 달러까지 떨어진 이후 나온 것이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이번 가격 조정이 가파르긴 했지만, 분석가들은 지난 2년간 미국 현물 ETF가 출시된 이후 비트코인에서 흔히 나타나는 조정 범위 안에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스탠다드차타드의 수정된 일정은 비트코인 가격 흐름이 다른 분석가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덜 낙관적임을 시사한다.

가장 큰 변화는 비트코인 등 디지털 자산을 핵심 자산으로 하는 기업(DAT)들의 매수가 사실상 끝났다는 인식 때문이다. 

켄드릭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 DAT 기업들의 매수는 끝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가치 평가 지표는 더 이상 추가 확장을 뒷받침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올해 스트레티지, 메타플래닛, 트웬티 원 캐피털 등 많은 기업들은 비트코인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막대한 자금을 조달해 비트코인을 매수했으나 이들 기업 주가는 현재는 비트코인 가치 대비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더 이상 자금을 조달해 비트코인을 매수할 없게 됐다는 뜻이다.

이에따라 이제 비트코인 가격 상승은 전적으로 ETF 흐름에 의존하게 되었다. 켄드릭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비트코인 가격 상승은 ETF 매수라는 단일 요인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고 했다.

일시적인 자금 유출에도 불구하고 ETF 흐름은 대체로 꾸준하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현물 비트코인 ETF인 IBIT는 11월에 기록적인 판매를 기록했으며, 현재 11개 제공업체가 1,500억 달러 이상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네트워크 전체 공급량의 6.6%에 해당한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이 수치가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하며, 특히 11조 달러 규모의 뱅가드가 비트코인 ETF 제공을 시작하기로 한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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