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배소현 기자]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너도나도 서브컬처 신작 출시에 속도를 내면서 내년에는 이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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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넥슨의 서브컬처 게임 ‘블루 아카이브’가 오프라인 유저 참여 행사 4주년 페스티벌을 지난달 29일, 30일 양일간 개최했다./사진=넥슨 제공 |
11일 업계에 따르면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 스마일게이트 등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서브컬처 장르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오는 2026년에는 각 게임사마다 서브컬처 라인업을 일제히 확대하며 시장 선점 경쟁에 본격적으로 나선 모습이다.
우선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명가로 불리는 엔씨소프트는 내년 상반기 첫 서브컬처 게임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를 출시한다. 엔씨소프트는 서브컬처 장르 첫 도전인 만큼 해당 게임을 도쿄게임쇼(TGS), AGF(Anime X Game Festival) 등 주요 게임쇼에서 미리 선보이며 유저들과의 접점을 확대해왔다.
'페이트 그랜드 오더' 등 이미 여러 서브컬쳐 게임을 서비스 중인 넷마블은 내년 상반기 '몬길: 스타 다이브'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 게임은 지난 2013년 출시된 모바일 수집형 RPG '몬스터 길들이기'의 후속작으로, 지난해 진행한 베타테스트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에픽세븐'으로 서브컬처 시장에서 입지를 다진 스마일게이트는 내년에는 '미래시: 보이지 않는 미래'로 돌아온다. 미래시는 '승리의 여신 니케' '세븐나이츠2' 등을 탄생시킨 컨트롤나인이 개발 중인 수집형 RPG로, 미소녀들과 함께 시공간을 넘나들며 멸망의 위기에 처한 시대를 구원한다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이번 AGF에서 메인스폰서를 맡은 스마일게이트는 미래시 관련 대형 부스를 꾸렸으며, 시연을 위한 관람객들의 발걸음은 끊이질 않았다.
NHN 역시 '어비스디아' '최애의 아이 퍼즐 스타' 등의 서브컬쳐 라인업을 구축했다. 내년 1분기 정식 출시되는 어비스디아는 캐릭터간 서사와 음악 등에 신경을 쏟은 신작이다. 최애의아이 퍼즐 스타는 일본 인기 TV 애니메이션 '최애의 아이'를 기반으로 한 첫 공식 게임으로 내년 중 출시 예정이다.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인 라이온하트스튜디오도 서브컬쳐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 '프로젝트C'를 내년 2분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며, MMORPG 전문 게임사 이미지가 강한 웹젠 역시 신작 '게이트 오브 게이츠'를 내세우며 서브컬처 장르 비중을 높이는 모습이다.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주력 중인 크래프톤도 서브컬처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크래프톤은 서브컬처 모바일 수집형 RPG '프로젝트 AA' 개발에 착수했으며, 연내 이 프로젝트 팀을 떼어내 신규 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 높은 충성도 기반… IP 확장 등 수익원 확보 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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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리의 여신: 니케’가 지난 9월 25일부터 28일까지 일본 도쿄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린 도쿄게임쇼 2025 참가를 성황리에 마쳤다./사진=레벨 인피니트 제공 |
서브컬처는 팬덤 중심의 높은 충성도를 기반으로 IP(지식재산권) 확장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핵심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단순히 게임을 즐기는 차원을 넘어 게임 속 캐릭터와 감정선을 공유하는 문화가 형성되면서 게임 외 영역으로의 수익원 확대도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구조인 것이다.
특히 굿즈, 코스프레, 오프라인 행사 등으로 유기적으로 확장되는 특성상 장기 성장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 넥슨의 '블루 아카이브'와 시프트업의 '승리의 여신: 니케'가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넥슨 '블루 아카이브'는 서브컬처 본고장으로 꼽히는 일본에서 출시 3일만에 양대 앱마켓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했으며 뒤이어 매출 분야에서도 정점을 찍었다. 3년간 누적매출은 5억 달러(7028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서브컬처 게임 대표 주자로 불리는 시프트업의 '승리의 여신: 니케'는 지난 2022년 11월 정식 출시 후 14개월 만에 누적 매출 10억 달러(1조4740억 원)를 거뒀다. 이 게임은 서브컬처 종주국 일본에서 총 8차례 매출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서브컬처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만큼 차별화 전략에도 힘 써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소녀전선', '원신' 등 국내에서 서브컬쳐 붐을 일으킨 중국산 게임들도 대거 진입을 예고하면서 시장 내 경쟁력 확보가 더욱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서브컬처 시장은 유저들의 팬심이 곧 경쟁력이 되는 만큼, 강한 매력을 지닌 캐릭터와 차별화된 비주얼 경쟁력 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또 유저들을 오래 붙잡을 만한 감정선과 세계관을 얼마나 탄탄하게 구축하느냐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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