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태민 기자]지역 시세를 이끄는 랜드마크 아파트의 성공 공식이 변화하고 있다. 입지와 학군 중심의 전통적 가치 기준에서 벗어나 단지의 최상층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아파트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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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지자이 에디시온 조감도./사진=GS건설 |
12일 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스카이라운지와 펜트하우스 등 상층부 특화 전략을 강화하며 차별화된 상징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동안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은 지하층에 배치되는 경우가 많아 활용도가 떨어지고 관리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이어졌지만, 최상층으로 올라간 커뮤니티는 전망과 프라이빗성, 접근성을 동시에 확보하며 단지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시설로 자리잡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스카이라운지다. 도시 조망을 극대화한 이 공간은 고급 아파트의 상징이자 입주민 선호도가 가장 높은 시설로 꼽히며, 카페·북라운지·게스트하우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결합해 입주민의 자부심을 높이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러한 ‘상층부 특화’는 고급 주거지일수록 더욱 두드러진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작년부터 올해 10월까지 수도권 분양 단지 가운데 청약 경쟁률 상위 20곳 중 12곳이 스카이라운지를 도입했다. 이 가운데 11곳이 강남3구와 성동구 등 핵심 입지에 집중돼 있어 ‘상층부 특화 = 고급 주거의 필수 공식’이라는 흐름을 확인시켰다.
이미 입주한 단지에서도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와 ‘아크로 리버파크’는 스카이라운지를 단지의 랜드마크 아이콘으로 완전히 굳혔고,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 역시 최상층에 조성된 스카이라운지를 통해 화려한 서울 야경을 즐길 수 있도록 해 차별성을 확보했다.
최상층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또 다른 전략은 펜트하우스다. 일반 가구에서 구현하기 어려운 초대형 면적과 파노라마 조망, 전용 테라스 등 고급 설계를 적용하며 상위 1% 고객층의 상징적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펜트하우스는 단지 내에서도 극소수에게만 허락되는 희소성 덕분에 가치가 급등하는데, 이 같은 프리미엄은 단지 전체 시세를 끌어올리고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후광 효과까지 만들고 있다. 실제로 올해 전국 최고가 아파트 거래는 펜트하우스에서 나왔다. 성동구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펜트하우스(전용 273㎡)가 지난 6월 290억 원에 손바뀜하며 시장의 관심을 집중시켰고, 반포·청담 등 강남권 전통 부촌에서도 100억 원이 넘는 거래가 이어지며 최상층 프리미엄이 확실한 시장 흐름으로 굳어졌다는 평가다.
이 같은 변화는 신규 분양시장에서도 적극 반영되고 있다. 용인 수지구에서 이달 분양 예정인 ‘수지자이 에디시온(총 480가구)’은 상층부에 스카이라운지·게스트하우스·북카페로 구성된 ‘클럽클라우드’를 도입하고, 전용 144㎡·155㎡ 타입을 펜트하우스로 선보인다. GS건설이 시공하고 위본이 시행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고가 주택일수록 수치로 환산하기 어려운 ‘심리적 가치’가 중요해졌다”며 “최상층 커뮤니티와 펜트하우스는 단지가 지닌 상징적 우위를 보여주는 대표 지표로, 이러한 가치에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는 수요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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