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한국은행은 여전히 금리 인하 여력이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과의 금리차가 줄어들며 외국인의 투자자금 유출 압박이 완화됐지만, 서울 집값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한은이 즉각 금리인하로 선회하기에는 부담이 적지 않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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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롬 파월 연준의장./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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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은 지난 9~10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를 기존 3.75~4.00%에서 3.50~3.75로 내렸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이후 동결 기조를 유지해오다 올해 들어 9월과 10월에도 0.25%포인트(p)씩 기준금리를 인하했으며, 이번 결정으로 한국(2.50%)과의 금리차는 상단기준 1.25%p로 좁혀졌다.
연준이 금리를 인하한 배경에는 최근 고용시장에서 나타난 하방 리스크 확대가 자리한다. 연준은 의결문에서 "최근 몇 달간 노동시장의 불균형이 커지고 있어 고용 측면의 위험이 증가했다"고 평가하며 경기 둔화 조짐을 완화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 성격의 조치임을 시사했다. 다만 물가가 여전히 목표 수준인 2%를 웃도는 만큼 향후 추가 완화 여부는 경제 지표 등을 고려해 신중히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연준은 내년 말 기준금리 예상치의 중간값을 3.4%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9월 전망과 동일하다. 내년에 한 번 정도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FOMC 위원들 간 이견이 극명해 금리인하 여부와 그 수준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은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총 네 차례에 걸쳐 0.25%p씩 금리를 인하한 이후 지난 7월과 8월, 10월 세 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한은의 금리동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책에도 과열 조짐을 보였던 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은 데 있다. 주택 시장의 불안이 확산될 경우 금융안정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하면서 금리인하에 나서기보다는 동결기조를 이어왔다.
연준의 이번 결정으로 양국 간의 금리차는 다소 축소되며,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압박이 완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서울의 집값 상승세 등을 고려했을 때 한은이 당장 금리 인하로 방향을 틀기에는 어려운 상황인 만큼, 1월에도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2월 2주(지난 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18% 상승해 지난주(0.17%)보다 상승 폭이 다소 확대됐다. 이에 따라 45주째 상승세를 이어가게 됐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06% 상승했고, 전세가격은 0.09% 올랐다. 매매는 지난주와 동일한 상승률을 유지했고, 전세는 오름폭이 확대됐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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