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주요 금융지주가 부동산·가계대출 중심의 영업 구조에서 벗어나 기업금융과 미래산업 투자를 확대하며 생산적 금융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5대 금융지주는 향후 5년간 508조원 규모의 중장기 투자 계획을 토대로 관련 투자와 금융지원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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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요 금융지주가 부동산·가계대출 중심의 영업 구조에서 벗어나 기업금융과 미래산업 투자를 확대하며 생산적 금융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금융이 각각 110조원 규모의 생산적 금융공급 계획을 밝히며, 5대 금융지주의 중장기 투자 구상이 구체화되는 가운데 은행권에선 보증 출연과 협약 체결 등을 통해 생산적 금융의 실행 속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하나은행은 전날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에 총 98억원을 추가 출연해 약 4500억원 규모의 생산적 금융지원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번 지원은 하나금융그룹이 발표한 84조원 규모의 생산적 금융 계획의 일환이다. 신성장·기술혁신 산업 기업과 수출·ESG·기술창업 기업 등을 대상으로 보증비율 우대와 보증료 지원을 통해 자금조달을 돕는 데 목적이 있다. 하나은행은 이를 통해 생산적 금융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기술보증기금과 지난 11일 'AtoF 첨단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생산적 금융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첨단전략산업 전반에 대한 금융지원을 확대한다. 우리은행은 기보에 50억원을 특별출연해 약 2000억원 규모의 대출을 공급하며, 보증비율 상향과 보증요율 감면(0.8%포인트) 등을 통해 AI·바이오·방산·에너지·첨단제조 등 기술 우수 중소·벤처기업의 성장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앞서 5대 금융지주는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에 맞춰 향후 5년간 총 508조원을 생산적 부문에 투입하는 중장기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KB금융은 향후 5년간 총 110조원을 생산적·포용 금융에 투입하며, 주택담보대출 중심의 영업 구조에서 벗어나 국가 산업 육성 관점의 금융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생산적 금융 93조원과 포용금융 17조원으로 재원을 구성해, 투자금융 25조원과 전략산업융자 68조원을 공급한다. 국민성장펀드 출자와 자체 출자를 통해 첨단전략산업·유망 성장 기업 및 지역 맞춤형 인프라·신재생에너지·데이터·AI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신한금융 역시 향후 5년간 총 110조원 규모의 생산적 금융공급 계획을 내놓고, 국민성장펀드 출자와 자체 투자 자금 조성을 병행한다. 은행 중심의 전담 조직을 통해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대출을 확대하고, 반도체·에너지·지역 인프라 등 국가 전략산업에 대한 대규모 파이낸싱을 추진하며 부동산 중심 금융 구조에서 산업 중심 금융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다만 일각에선 정부 기조에 부응하는 과정에서 생산적 금융확대가 과열 경쟁으로 이어질 경우, 자산 건전성 관리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4대 금융의 3분기 말 요주의 여신은 18조3490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늘었고, 고정이하여신은 9조2682억원으로 17.8% 급증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부실 대응 능력을 보여주는 NPL커버리지비율은 123.1%로 1년 새 18.5%포인트 하락했다. 자산 건전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생산적 금융 확대가 과열될 경우, 고위험 기업대출 증가로 연체·부실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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