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주혜 기자]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압수수색으로 번지면서 정치권이 특검 공방에 빠져들었다. 여야는 각각 '통일교 게이트 특검'와 '2차 종합특검' 카드를 꺼내 들며 정국 셈법에 몰두하고 있다.
앞서 경찰은 전날 오전 9시부터 경기 가평군 통일교 천정궁과 뇌물수수 혐의 피의자인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등 10곳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다만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참관인 도착 지연 등으로 영장 집행이 2시간 넘게 늦어지면서 '늑장 수사'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전 전 장관은 전날 의원실 압수수색 직후 기자들에게 "통일교로부터 어떠한 금품수수도 절대 없었다는 말씀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드리겠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또한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의혹으로 제기된 행사 참석 시점에 성당 미사와 벌초를 하고 있었다고 밝히며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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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내 사무실에서 나와 엘리베이터에 탑승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정치권 인사들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과 관련해 첫 강제수사에 착수하며 전 전 장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2025.12.15./사진=연합뉴스 |
이에 국민의힘은 이번 경찰 수사가 미진할 것이라며 '통일교 게이트 특검'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도읍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를 통해 "이재명의 통일교 게이트 수사를 맡고 있는 경찰관이 수사 경험이 일천한 기획통이라고 어제 지적했다"며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전재수 의원실 압수수색 과정을 보면 수사의 의지가 없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반드시 통일교 게이트 특검으로 이 문제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도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민중기 특검이 수사 중인 작년 8월에 이 사실을 알았다고 한다. 그런데 왜 수사를 하지 않고 덮었느냐 하는 부분에 대한 수사가 이루어져야 한다"며 "민중기 특검에 대한 수사를 지금 경찰에 그대로 맡기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특검 요구를 '물타기'로 규정하고 국가수사본부 수사를 지켜볼 때라고 반박했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국민의힘의 통일교 특검 주장에 대해 "전혀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국민의힘의 주장은 통일교와 국민의힘의 연루 의혹을 물타기하고 특검을 흔들려는 정략적 의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김 대변인은 "특검에서도 이 사안을 국수본으로 이첩했고 국가수사본부에서도 조직의 명운을 걸고 빠르고 엄중하게 수사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라면 국수본 수사를 좀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2차 종합특검 현황'과 관련해 "3대 특검에서 미진했던 부분을 정리해 리스트업을 마쳤다"며 "당정대는 이 자료를 공유하고 집중 검토할 사안을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통일교 게이트 특검 공세 속에서도 종합특검 추진 기조를 유지한 것이다.
[미디어펜=김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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