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응팔에 등장하는 운동권의 레퍼토리는 더 이상 통하지 않아
   
▲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5일 열린 제 2차 민중총궐기 집회가 경찰차벽 및 불법폭력시위 등의 충돌 없이 평화롭게 진행됐다. 이를 두고 언론 일각에서는 ‘2차 민중총궐기, 차별 사라지니 평화가 왔다’면서 세 차례의 집회금지 통고 등 우여곡절 공방 끝에 열린 민중총궐기 범국민대회가 물리적 폭력 없는 시위로 끝났다며 찬사 일색을 보였다.

2차 민중총궐기 집회가 일련의 폭력사태 없이 진행된 것은 좋은 일이지만, 실소를 금치 못하며 질문 하나를 던진다. 평화시위 2차 민중총궐기라 하는데, 3주 전 1차 민중총궐기 당시에는 대체 왜 그랬나? 준법시위든 평화시위든 이렇게 할 수 있는데 지난 집회는 왜 그랬는가?

급한 불을 끄려는 요량으로 야권 전체가 평화시위를 강조하고 조계사 일부 스님까지 나서서 화쟁을 선언해야 자제할 수 있는 것인지, 국민여론이 완전히 등을 돌려 다가올 2016년 20대 총선에서 대패가 연출될까를 염려해 그런 것인지 의문이다.

지난 11월 14일 열린 1차 민중총궐기는 불법폭력이 난무하는 시위대의 경연장이었다. 복면을 쓴 시위대가 사전에 준비한 쇠파이프와 밧줄, 새총으로 경고방송을 하던 경찰들과 경찰차벽을 공격했으며 이로 인해 경찰버스 50여대가 파손되고 경찰 10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폴리스라인과 수십 차례의 경고방송은 시위대에게 먹히지 않았다. 그들은 단지 눈앞의 무언가를 부수고 파괴할 뿐이었다.

   
▲ ‘응답하라 1988’ 드라마(이하 응팔)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고 있지만 응팔에 등장하는 쌍팔년도 운동권의 레퍼토리는 통하지 않게 된지 오래다. 사진은 지난 14일 민중총궐기 불법폭력시위 직후, 조계사로 도망간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한상균은 '화쟁'을 언급하며 부처의 자비를 바랬다./사진=연합뉴스

이처럼 폭력에 호소한 민중총궐기 시위대의 목적은 어떠했을까. 기업과 재산권 부정, 민중민주주의와 사회주의의 도래 등 민주노총이 주도한 민중총궐기 투쟁본부가 지난 11월부터 내걸은 11대 요구안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헌법가치로 삼는 대한민국에서 통용될 수 없는 명제였다. 세계시장에 편입되어 글로벌 플레이어로 기능하는 한반도 경제, 기업과 국민의 실생활을 무시하는 처사였다.

시대는 변했다. 70년간에 걸친 공산주의 사회주의가 철저히 실패한지 20년 이상 지났다. 최근 ‘응답하라 1988’ 드라마(이하 응팔)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고 있지만 응팔에 등장하는 쌍팔년도 운동권의 레퍼토리는 통하지 않게 된지 오래다.

해외 각국과의 교류가 크게 확장되는 등 세계화는 오래 전에 이루어졌고, 사람들은 예전처럼 집단주의적이거나 민족주의적이지 않다. 이해 타산적이며 개인 삶의 실리를 추구한다. 중국과 러시아는 답이 아니고 미국이 그나마 가장 나은 패권국가라는 것을 알며, 김정일 김정은 북한 정권이 우리가 내밀은 화해의 손길에 어떻게 보답하는지 똑똑히 목도했다.

귀족노조 기득권 옹호, 기업과 경제의 발목을 잡는 멍청한 법안, 북한 전체주의에 대한 무비판 및 대북온건정책의 고수, 민족주의 등 감정에의 호소는 민중총궐기 운동권과 새정치민주연합 친노세력이 대안과 비전 없는 수구 야권에 불과하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안타깝지만 자업자득이다. 야당이 살아야 여당도 정신을 차리며, 정치실패 국회실패가 최소화될 수 있지만 기약 없는 소망이다.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 지난 11월 14일 열린 1차 민중총궐기는 불법폭력이 난무하는 시위대의 경연장이었다. 복면을 쓴 시위대가 사전에 준비한 쇠파이프와 밧줄, 새총으로 경고방송을 하던 경찰들과 경찰차벽을 공격했으며 이로 인해 경찰버스 50여대가 파손되고 경찰 10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