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주혜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12.3 비상계엄 전담재판부 설치 및 제보자 보호 등에 관한 특별법'의 본회의 통과 저지를 위해 필리버스터 (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 첫 연설을 개시했다. 제1야당 대표가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직접 나선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장 대표는 필리버스터에서 "비상계엄 특별재판부는 명칭을 불문하고 반헌법적인 기구"라며 "다수당이 판사를 입맛대로 골라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려는 수단에 불과하다"고 일갈했다.
특히 수정안에 대해서도 "똥을 물에 풀어도 된장이 되지 않듯, 앞문 대신 창문으로 기어 들어간다고 해서 위헌이 합헌이 되지는 않는다"며 "더불어민주당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운명을 건 위험한 도박을 멈춰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또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어록을 인용하며 "민주주의의 핵심은 다수결이 아닌 설득과 타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노무현 정신을 계승한다는 민주당이 압도적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이 과연 그 정신에 부합하느냐"며 "대통령 말에 반대하는 기색이라도 비추면 곧장 개딸(민주당 강성 지지층)들의 집중 포화를 받고 다음 날 김어준 TV에 나가 사과한 뒤 열렬한 찬성으로 입장을 바꾼다"고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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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12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12·3 윤석열 비상계엄 등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제보자 보호 등에 관한 특별법에 대한 무제한 토론을 하고 있다. 2025.12.22./사진=연합뉴스 |
그는 "내일 이 법에 표결하는 국회의원 중 누가 찬성표를 던졌는지 영원히 기억해 달라"며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무너뜨린 역사의 죄인으로 기록돼야 할 이름들"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는 2025년 12월 23일 비상계엄특별재판부 설치에 찬성한 국회의원들에 의해 무너졌다고 말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장 대표는 단상에 성낙인 전 서울대 총장의 '헌법학'을 비롯해 '자유론'(존 스튜어트 밀), '미국의 민주주의'(알렉시 드 토크빌), '자유헌정론'(프리드리히 하이에크),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스티븐 레비츠키·대니얼 지블랫) 등 총 5권의 도서를 들고 올라왔다.
한편 민주당은 장 대표의 필리버스터가 시작된 지 약 1시간 만에 의원 166명의 명의로 종결동의안을 제출했다.
이에 따라 국회법상 24시간이 경과하는 23일 오후 무기명 표결을 통해 필리버스터가 강제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내란전담재판부 법안 처리 직후 언론 징벌적 손해배상 등을 골자로 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도 상정할 계획이며 국민의힘은 이에 맞서 추가 필리버스터를 예고하고 있다.
앞서 민주당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당론으로 채택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의 수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했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본회의 중 제안 설명에서 "사법부의 독립성을 최대한 보장하면서 구속 기간 연장 및 사면 제한 등 헌법적 논란이 될 수 있는 소지를 제거했다"며 "내란·외환 범죄 재판이 공정하고 신속하게 진행될 절차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수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의 수정안은 법안명을 '내란·외환·반란 범죄 등의 형사절차에 관한 특례법'으로 변경해 처분적 법률의 성격을 희석하고 논란이 됐던 별도의 '후보추천위원회' 신설 조항을 삭제했다.
대신 법원 판사회의가 마련한 기준에 따라 사무분담위원회가 재판부를 보임하도록 해 대법원장의 인사권 관여를 배제하는 방식을 택했다.
[미디어펜=김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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