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병 보조금 제동 걸려 안심했는데…

[미디어펜=신진주 기자] 최근 빈병 보조금 인상 방안이 제동이 걸리면서 잠잠해진 주류업계가 소주값 인상으로 다시 시끄럽다.

   
▲ 하이트진로가 참이슬 출고가격을 1000원대로 인상한 가운데 서민을 대표하는 술답게 파장이 만만치 않다. /온라인커뮤니티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소주업계 1위 하이트진로의 참이슬이 3년만에 가격을 올렸다.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클래식'의 출고가를 961.7원에서 1015.7원으로 5.62% 인상된 것이다.

참이슬의 출고가가 오른 뒤 제주 주류업체 한라산소주, 충남 주류업체 맥키스컴퍼니 'O2린'(오투린) 등 소주 가격이 줄줄이 인상됐다. 롯데주류 등 타 소주 업체들은 가격인상 방안에 대해 아직까지 정해진 바 없다고 말하고 있다.

앞서 소비자들은 환경부가 소주와 맥주의 빈병보증금 인상 방안을 내놓았을 때도 촉각을 곤두 세웠다. 주류업계가 보조금이 인상되면 부담이 커져 가격 상승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반발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지난달 27일 내년부터 빈병 보증금을 인상하기로 한 정부 방침에 제동이 걸리면서 잠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는 회의를 열어 소주와 맥주의 빈병 보증금을 인상하는 방안에 대해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다 보증금 인상보다는 빈병 수거 방식을 개선하기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철회 방침을 밝힌 것이다.

그런던 중 하이트진로가 참이슬 출고가격을 1000원대로 인상하면서 소비자들의 원성이 SNS를 통해 퍼지기 시작했다. 서민을 대표하는 술답게 파장이 만만치 않다.

트위터 아이디 ‘jayo*****’는 “소주 도수는 내려가고 가격은 올리니 돈 벌기 딱 좋게 만들어놓은 셈이다. 소주 도수를 올려라!”라고 주장했고 아이디 ‘milen*****’는 “가격 내릴때까지 소주 말고 다른거 먹어야 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아이디 ‘h837***’는 “소비자에게 갑질 하는 놈들은 불매운동을 통해 버릇을 고쳐야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특히 실질적으로 소주가 많이 유통되는 식당가, 주점에서의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들의 부담감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직장인 윤 모씨(26, 여)는 “보통 식당가나 번화가에서 소주를 마시는 편인데 현재 3500-4000원에 팔던 술을 4-5000원에 판다면 너무 부담스럽다”면서 “도수가 점차 낮아지면서 한 병 이상은 찾게 되는데, 가격마저 오르는 것은 너무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생인 임 모씨(24, 남)는 “소주값이 인상돼 5000원을 받는 다면 한 끼 밥값과 맞먹는 수준”이라며 “그렇게 되면 굳이 소주보다는 돈을 조금 더 주더라도 다른 종류의 술을 마시게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