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김병기 관련 고발 13건 통합 수사 착수
김병기 “의혹, 수사 통해 밝혀질 것...탈당 없어”
당 지도부 “결과 지켜볼 것”...당내 김병기 결단 요구도
[미디어펜=권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김병기 의원의 공천 헌금 수수 등 13건 고발 사건이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로 통합 배당되며 본격 수사가 시작되자 민주당 내부에서도 대응 방향을 둘러싼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김 의원 관련 고소·고발 총 13건을 모아 공공범죄수사대에 배당하고 전직 보좌진 2명을 9시간 넘게 참고인 조사하는 등 수사 강도를 높이고 있다.

​김 의원은 2020년 총선을 앞두고 동작구 전직 의원 2명에게서 3000만 원의 공천 헌금을 받았다가 돌려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탄원서에 따르면 김 의원의 부인이 현금을 쇼핑백에 담아 전달받고 6개월 후 반환했지만, 수사 요청에도 경찰이 수사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제기됐다.

또한 강선우 무소속 의원의 보좌진이 김경 서울시의원으로부터 1억 원을 전달받았고 당시 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였던 김 의원이 이를 묵인했다는 정황의 녹취록도 공개되며 파장이 확산됐다. 

   
▲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가 감사원장(김호철) 임명동의안 등 안건에 대해 투표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2025.12.30./사진=연합뉴스

해당 의혹이 제기된 뒤 강 의원은 탈당을 선언했지만, 민주당은 강 전 의원을 제명했다. 이와 함께 김 의원을 둘러싼 추가 공천 헌금 수수 의혹도 잇따라 불거졌다.

여기에 쿠팡 오찬 논란, 대한항공 계열 호텔 숙박권 무상 이용, 가족 공항 의전 요청, 병원 진료 특혜, 차남의 숭실대 편입 과정에서 의원실 보좌진과 지역 기초의원을 동원했다는 특혜 의혹까지 더해지며 수사 대상은 총 13건으로 확대된 상황이다.

김 의원은 “모든 의혹은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며 정치자금법·청탁금지법 위반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특히 탈당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당내에서는 '신중론'과 함께 '선당후사'를 앞세워 김 의원 스스로 결단을 요구하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김 의원의 공천 헌금 의혹에 대해 이미 당 차원의 징계 절차와 수사 협조에 착수한 만큼, 조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충남·대전통합 및 충청지역 발전특별위원회 제2차 전체 회의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2026.1.6./사진=연합뉴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6일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시스템 에러라기보다는 휴먼 에러에 가깝다”며 “공천 부정 사건이 다시는 발붙이지 못하도록 발본색원하겠다”고 밝혔다.

문진석 민주당 원내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공천 헌금 의혹과 관련해 할 수 있는 가장 신속한 조치로 해당 인사를 제명했고, 김 의원 역시 윤리심판원에 회부돼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서울경찰청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조사와 수사를 통해 의혹을 명명백백히 밝히겠다는 것이 민주당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탄원서 전달 의혹과 관련해서는 “윤리감찰단과 윤리심판원에서 조사 중인 사안으로, 진행 과정은 당이나 원내에서 확인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과거 전직 구의원의 탄원서 의혹에 대해서도 “당시 기자회견과 고발·취하, 무혐의 처리 등 여러 정황이 있었지만 다시 의혹이 제기된 만큼, 전체 사실관계를 종합적으로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당내 기류는 미묘하게 갈리고 있다. 최고위원 보궐선거 출마자인 강득구 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제명을 당하더라도 당을 지키겠다는 말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경찰 수사와 당 윤리감찰단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결과에 따라 입장 정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서울시장 출마를 준비 중인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인터뷰’에서 “김 의원이 당을 우선시하는 분이라고 믿기 때문에 당에 가장 부담을 주지 않는 결정을 스스로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선당후사의 정신을 가지고 있으리라 믿고 있으며, 윤리심판원 보고 전이라도 당에 부담이 되지 않는 선택지가 있다면 이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공천 헌금 의혹이 단순한 개인 비위로 정리되지 않을 경우, 특정 계파 책임론과 지도부 관리 책임, 나아가 총선·지방선거 공천 룰 전반에 대한 재검토 요구로까지 확산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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