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노조·기득권 유지하려는 수구…미래세대에겐 암적 존재
   
▲ 김동근 대한민국청년대학생연합 대표

새로운 시대의 청년들이 태어나고 있다


청년실업문제의 원인은 산업구조적요인, 노동시장구조적요인, 교육구조적 요인 3가지가 있는데, 이번 정부의 노동개혁은 노동시장구조요인을 해결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유는 다른 두 가지 요인이 실행준비는커녕 아직 이론적 해결책도 제대로 구축하지 못하고 있는 반면 노동시장구조요인은 그나마 이론적인 해결책이 어느 정도 나와 있는 상태이나 실행역량만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행이 수십 년 째 지체되는 이유는 기득권을 유지 하려는 수구 (守舊)노동운동계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혀 있기 때문이고 그 중 민주노총이 가장 큰 원인이다. 민주노총 하나만 해결이 되어도 이번 노동시장구조개혁은 성공한다. 다행히도 제도권은 내년 선거 이후 좀 더 강력한 실행역량을 갖출 것으로 예상되고, 제도권 이 자신 있게 개혁을 추진하려면 이를 뒷받침 할 여론주도역량이 필요한데 이번 개혁에서는 청년, 대학생들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하여 지금부터 이 노동개혁의 여론형성을 주도할 새로운 3세대 청년들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운동권의 몰락


얼마 전만 하더라도 젊은이 = 진보, 학생회 = 운동권 이라는 인식이 보편적이었다. 그러나 2008년 광우병을 시작으로 무상급식, 세월호 사태를 거치며 많은 젊은이들이 깡통진보의 이중성과 위선을 깨닫고 그들로부터 이탈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운동권 청년들은 계속해 서 축소되고 있으며 이제 내년이면 비운동권 학생회가 운동권을 넘어서는 분기점이 올 것으로 예상 된다. 앞으로도 이 추세는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그 이유는 부패나 이중성 같은 일반적 요인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현재 운동권이 고민하는 것은 새로운 동력을 만들어 낼 목표 설정 자체를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최소 수년간 청년을 결집 시 킬 핵심 어젠다는 앞으로도 노동개혁과 청년일자리문제가 될 것인데, 현재 운동권 청년들 이 자신들의 직속상관과도 같은 민주노총을 감히 비판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니 최저임 금이나, 헬조선 담론 같은 핵심에서 파생되는 문제만 건드리며 대안 제시는 못하고 현상비판 단계에 머무르기 때문에 그 많은 총학생회를 거느리고도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 민노총은 ‘재벌천국 노동지옥 빈곤철폐’를 화두로 삼으며 정의가 자신들에게 있다고 떠들지만, 뒤로는 자식에게 일자리를 세습하고 청년일자리에 대한 양보는 않는 귀족노조의 추태를 부린다. 사진은 지난 4월 민노총 지도부가 노사정위원회의 타협을 거부하며 총파업을 선언하고 있는 모습. 마이크를 들고 있는 이가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다./사진=연합뉴스

새로운 시대의 청년들

운동권이 주춤대는 사이 비(非) 운동권 성향의 새로운 청년계층이 탄생하여 본격적으로 거리로 나오기 시작했다. 새 시대 청년들은 아직 조직 인프라와 양적인 측면에서 수십 년의 역 사를 가진 운동권 청년들에 비해 훨씬 작은 규모이지만 이미 동력을 잃은 운동권 학생회는 기울 일만 남은 보름달, 새로운 청년들은 찰 일만 남은 초승달과 같은 형세에 놓여 있다. 새 시대 청년들은 이번 목함지뢰 사건 때도 불타는 정의감을 보여주며 젊은이들에 대한 일반적 인식을 뒤집어 놓았고 언론은 20대 청년들이 다시 보수화되는 움직임을 보인다며 주목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것은 현상을 바로 인식하지 못한 것이다.

역사는 변증법적 과정을 거쳐 발전한다. 세대도 대한민국 현대사의 발전과정에 따라 1세대 가 건국, 산업화를 이뤘고(정) 2세대 민주화를 이룩했다면(반), 3세대 청년들은 선진화, 통일의 시대로 나아가는 새로운 세대인 것이다 (합). 그러므로 이들을 현재의 보수층으로 동일시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새 시대 청년들은 문화예술적 감각이나 소통방식, 성윤리, 세계관, 조직문화 등 면에서 나이든 보수세력과 공통점을 발견할 수 없을 만큼 큰 차이를 보인다. 다만 불세출의 리더와 함께 인류 역사상 손꼽히는 위대한 업적을 남긴 과거 선배들을 존중하고, 그들의 역사관, 국가관을 상당부분 공유할 뿐이다.

당연히 민주화세대의 공도 인정하나, 이들이 시대의 주인이 되자 보여준 것이라곤 뒤틀린 이념과 대안 없는 발목잡기, 부패와 이중성뿐이었고 같은 세대 내에서 정상적 사고를 가진 인물들은 일찌감치 그 침몰하는 배에서 탈출하여 이젠 사고가 80년대에 멈춘 자들만이 남아있을 뿐이며 이번 노동개혁에서 그 민낯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 대한민국청년대학생연합(이하 대청연)은 11·14 민중총궐기에 대한 기자회견을 지난달 24일 가졌다. 대청연은 이날 기자회견문에서 “지난 11월14일, 민주노총 주도로 대규모의 폭력시위가 일어났습니다. 사다리, 쇠파이프도 모자라 보도블럭을 깨서 우리 친구들인 의경과 경찰버스에 투석했습니다. 의경 150명이 부상당했고, 경찰 버스 50대가 파손되었으며 서울시내는 폭력이 지배하는 해방구였습니다”라고 비난했다./사진=대청연 제공

2016년 과제

새 시대 청년들은 이번 2015 노동개혁에서 예상치 못한 등장으로 신선한 충격을 주었고, 고용세습 폭로, 민주노총, 한국노총 압박, 노사정위 비판, 서명운동을 이어갔으며 이는 여론조성에 큰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이젠 우리의 활동을 저들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기 에 내년엔 더 강한 움직임이 필요하다. 본인은 전국의 비운동권 총학생회를 설득하여 전국적인 움직임을 만들어 새롭게 한방 먹여주려고 생각했으나, 효율적으로 접촉할 방법이 없어 고민하고 있었다. 2015년 한해 중앙 청년단체들은 조직을 결성하고 청년네트워크라는 연합체를 구성하여 긴 한상호협조까지 성공시켰으나 중앙 청년단체와 비운동권 총학생회와의 연대는 아직 미진했다. 그러던 중 비운동권 총학 또한 수 년 전 부터 연합체를 구성 해왔고 현재 그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어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만약 연대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져 중앙 청년단체의 투쟁경험과 비운동권 총학의 조직력이 융합한다면 2016년 노동개혁 여론을 주도할 청년들의 투쟁역량은 작년보다 훨씬 강화될 수 있다.

새 시대 청년이 나아갈 길

현재 진행 중인 노동시장구조적 요인 개혁은 사실 수십년 전에 이미 끝났어야 할 것을 실행력 부족으로 아직까지 끌고 온 것이다. 노동시장구조개혁이 끝나고 수구 노동운동계를 정상화 시켰다 하더라도, 그 뒤엔 더욱 어려운 과제들이 남아있다. 기계화, 자동화, 세계화 등으로 인한 누구도 막을 수 없는 격변의 시대가 올 것이고, 2030년 안에 현존하는 80%의 일자리가 사라진다. 시간이 더 지나면 평생 일자리를 갖지 못하는 것이 보편적으로 인식되는 세상이 올 지도 모른다. 이 때 자동화시설에서 생산된 부는 어떻게 분배되어야 할 것인 가, 일하지 않고 150세를 살아가야 하는 세상은 지옥인가, 천국인가. 노동개혁은 그렇다 치고, 통일은 어찌할 것인가... 현재 수구 노동운동계와의 전쟁이 끝나도 새 시대 청년들을 덮쳐올 거대한 미래의 파도가 끝도 없이 늘어서 있다.
 그러니 새 시대 청년들이여, 현재의 투쟁에 최선을 다해 임하고 한편으로 담대히 먼 미래를 준비하자. /김동근 대한민국청년대학생연합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