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수준 자율주행 기술, 자사 독자기술로 확립

[미디어펜=김태우기자]현대자동차그룹이 '자동차의 미래'로 불리는 자율주행차의 반도체 칩을 직접 개발할 전망이다.

이는 삼성전자 등 기존 전자업체의 영역까지 진출하는 것으로 향후 자동차 시장이 기존 완성차 업체와 전자업계의 경쟁으로 확대될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현대자동차가 ‘2015 창조경제박람회’ 부대 행사의 일환으로 자율주행 선행기술을 시연하는 행사에서 제네시스DH 자율주행차가 서울 도심 한복판의 실제 도로를 달리고 있다./현대자동차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자율주행 기술 확보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자율주행차용 반도체 설계를 직접 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처럼 공장에서 직접 반도체를 생산하는 개념은 아니고 반도체를 설계해 주문하는 방식이다.

자율주행차는 카메라 등 주행환경 인식장치와 GPS 같은 자동항법장치를 기반으로 조향, 변속, 가속, 제동을 스스로 제어해 목적지까지 주행할 수 있는 차량을 말한다.

현대차뿐만 아니라 나머지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2020년까지는 자율주행 기술을 상용화해 양산차에 적용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재는 자율주행차용 칩과 센서를 협력사로부터 사오고 있지만 앞으로 이런 칩과 센서를 자체 개발하기 위해 진행하고 있다"면서 "수년 내 자체 개발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반도체 설계 전문 계열사인 현대오트론을 2012년에 세웠고 올해부터 2018년까지 스마트카, IT기술 개발에 2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 투자액 중 상당액을 자율주행용 반도체칩 개발 등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기술은 이미 세계적 수준에 올라와 있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신차 EQ900에는 장거리 자율주행기술인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HDA, Highway Driving Assist System)이 탑재된다.

이는 국내에서도 자율 주행차 기술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되는 것이라 봐도 무방하다. 이제 운전자가 차에 탐승해 목적지를 선정하면 자동차가 알아서 설정된 지점까지 찾아가는 시대의 도래한 멀지 않았다는 것이다.

   
▲ 현대자동차가 ‘2015 창조경제박람회’ 부대 행사의 일환으로 자율주행 선행기술을 시연하는 행사에서 제네시스DH 자율주행차가 서울 도심 한복판의 실제 도로를 달리고 있다./현대자동차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이 적용되면 운전자가 경로나 차선을 변경하지 않는 한 가속페달과 운전대를 조작하지 않아도 차가 알아서 주행하게 된다.

앞차와 간격을 감지해 거리를 자동 유지하는 것은 물론이고 차선을 유지하면서 주행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내비게이션과 연동을 통해 구간별 최고속도와 과속위험 지역도 인지해 차량 속도를 자동 제어하게 된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달 22일에는 서울 도심 한복판의 실제 도로에서 제네시스 DH를 이용해 자율주행 선행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관계자는 “현대차가 자율주행반도체를 직접 설계하는 것은 무리가 없어 보인다”며 “앞서 SK하이닉스의 전신이었던 현대전자의 IT DNA가 현대오트론에서 다양한 전자장비들을 완성시키며 기량을 발휘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선진기술의 확보를 통해 발전된 모습이 기대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