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후 비관세 장벽 완화 기대…인허가·통관 등 불확실성 해소
코스맥스, 현지 자생 원료 연구 등 '성분 현지화'로 로컬 니즈 공략
한국콜마, 무석 공장 중심 공급망 재정비…"현지 고객사 밀착 지원"
[미디어펜=김동하 기자] 한중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양국 간 화해 무드가 조성되면서, 중국 사업 비중이 높은 국내 화장품 ODM(제조자개발생산) 업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걷히자 그동안 기업 활동을 위축시켰던 보이지 않는 규제들이 해소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주요 ODM 기업들은 단순 생산 확대를 넘어, 중국 시장 환경에 특화된 '맞춤형 전략'을 가동하며 내실 다지기에 나섰다.

   
▲ 한국콜마, 코스맥스 CI./사진=한국콜마, 코스맥스 제공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ODM 기업들이 이번 훈풍에서 가장 주목하는 것은 '행정적 리스크의 축소'다. 그동안 중국의 까다로운 화장품 위생 허가(NMPA) 절차와 통관 지연 등 비관세 장벽은 신제품 출시의 발목을 잡는 주된 요인이었다.

하지만 양국 관계 개선으로 이러한 행정 절차가 간소화되거나 예측 가능해질 경우, ODM 비즈니스의 핵심인 '대응 속도(Speed-to-Market)'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치적 리스크가 해소되면 현지 로컬 고객사들도 한국 기업과의 협업에 대해 심리적 부담을 덜게 된다"며 "신규 프로젝트 논의가 활발해지고, 제품 개발부터 생산까지의 과정이 한층 효율적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체 매출의 약 20~25%가 중국에서 발생하는 코스맥스는 철저한 '원료 현지화'로 승부수를 띄웠다. 코스맥스는 중국 소비자들이 자국 성분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점에서 착안해 중국 운남성 수련꽃 등 현지 자생 식물을 활용한 화장품 소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중국 법인은 이미 95% 이상이 중국 로컬 고객사를 대상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어, 현지 자생 식물 등을 활용한 전략 소재 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한국의 기술력'에 '중국의 원료'를 입혀 자국 제품을 선호하는 '궈차오(애국소비)' 트렌드를 역이용하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중국 내 화장품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듦에 따라 저가 제품보다는 고기능성 스킨케어 등 '프리미엄' 제품군 개발 비중을 높여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한중 관계 회복에 따라 K-뷰티 완제품 기업들의 중국 재진출이 활발해지면, ODM 사업 확대에도 긍정적인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무석 공장을 핵심 거점으로 삼고 있는 한국콜마는 '네트워크 및 공급망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중국 현지 사정에 정통한 무석법인장을 경제사절단 전면에 내세운 것은 현지 고객사와의 접점을 넓히고 실질적인 협력 관계를 다지겠다는 의지다.

한국콜마 중국 비즈니스의 핵심인 '꽌시(관계)'가 회복 국면에 접어든 것에 주목하고 있다. 주요 고객사가 중국 로컬 브랜드로 재편된 상황에서, 정치적 해빙 무드가 현지 파트너사들과의 협력 범위를 넓히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콜마는 정치적 변수가 줄어든 만큼, 현지 유통 플랫폼과 연계한 판로 지원 등 밀착형 서비스를 강화해 무석 공장의 가동률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훈풍이 ODM 시장의 경쟁 룰을 '정치 논리'에서 '기술 경쟁'으로 정상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ODM 업계 관계자는 "한중 관계 개선은 기업들에게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주는 역할"이라며 "외부 변수가 제거된 만큼, 앞으로는 중국 로컬 기업이 흉내 낼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R&D 역량'과 '현지화 디테일'을 증명하는 기업이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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