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한국거래소가 코스피와 코스닥 등 상장사의 상장폐지 관련 시가총액 요건을 강화하는 등 주식시장의 질적 관리에 나서면서 특히 코스닥 시장의 긴장감이 올라가고 있다. 상폐요건 강화의 경우 지수가 상승하기 위해선 필연적으로 거쳐야 할 관문이라는 인식도 있지만, 코스닥 시장의 경우 결국엔 개인 투자자들이 매수한 기업들이 많은 만큼 상폐 과정에서 개인들의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상장을 주관하는 증권사들에 대한 당국의 관리 또한 함께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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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부터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의 상장폐지 시가총액 요건이 강화된다./사진=김상문 기자 |
9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부터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의 상장폐지 관련 시가총액 요건이 강화된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1일부터 코스피 상장사의 시가총액 미달 판단 기준을 기존 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올린다고 발표했다.
시가총액이 기준에 미달한 상태가 30거래일 연속 지속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며, 이후 90거래일 동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다고 공지했다. 단, 시가총액이 10거래일 연속 기준을 충족하고 누적 30거래일을 채우면 관리종목 지정은 해제된다. 코스닥 상장사의 경우 시가총액 기준은 150억원으로 잡혔다. 그 외 관리종목 지정과 상장폐지 절차는 코스피와 똑같이 적용된다.
강화된 기준에 따라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이 높아진 기업은 코스피 5개사, 코스닥 21개사 등 총 26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의 반응은 엇갈린다. 우선 상장기업들에 대한 질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선 이미 오랫동안 지적이 나왔던 터다. 기존 코스피 50억원, 코스닥 40억원 기준은 2009년 도입된 것이라 요즘 상황에는 전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어왔다.
상장기업이라기엔 재무상태가 너무 부실한 회사들을 적시에 퇴출시켜 지수 전체의 건전성을 관리한다는 점에 있어선 찬성하는 의견이 많다. 여기에 덧붙여 무분별하게 난립하는 신규상장(IPO)에 대한 기준을 높여야 한다는 견해도 꾸준히 제시돼왔다.
여기엔 최근 돌연 거래가 정지되며 투자자들을 혼란에 빠뜨린 파두 관련 사례가 거론되기도 한다. 지난 2023년 8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반도체 설계전문(팹리스) 업체 파두는 작년 12월 18일을 마지막으로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검찰이 파두 경영진을 재판에 회부하고 회사까지 기소하자, 한국거래소가 파두에 대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되는지를 판단 중이기 때문이다. 이달 중순 무렵 한국거래소의 심의 결과가 나올 것으로 관측되지만, 그때까지 소액주주들의 투자자금은 묶여 있게 됐다.
파두는 상장 당시 희망 공모가를 기준으로 산정된 예상 시가총액이 약 1조5000억원에 달하는 소위 '기대주'였다. 실제로 상장 후 파두는 약 한 달 만에 공모가 대비 50% 넘게 주가가 오르기도 했으나 회사의 실제 실적이 상장 당시 제시한 매출 전망과 너무나 큰 괴리를 보였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 그러면서 소위 '뻥튀기 상장' 문제가 '파두 사태'라는 이름과 함께 거론되기 시작했고, 2년 뒤인 현시점 거래정지 사태로까지 불거졌다.
파두 소액주주연대는 한국거래소에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와 관련해 ‘상장 유지’ 결정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한국거래소의 대응 지연이 소액주주 피해를 키웠으며, 결국 선량한 투자자들만 손해를 보게 됐다는 취지로 탄원서를 작성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 파두 사태의 경우 상장폐지 관련 증권가의 고질적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즉, 애초에 상장 문턱이 너무 낮은 데서부터 모든 문제가 불거진 것인데 한국거래소와 상장주관 증권사들은 교묘하게 책임을 피해가고 결국 투자자들만 손해를 뒤집어쓴다는 주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상장기업 상당수가 공개기업이라기엔 지나치게 부실한 것이 사실"이라고 짚으면서 "상장해선 안 될 회사를 사전에 제대로 걸러내는 작업부터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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