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성 리스크 관리 vs 공천시스템 신뢰 회복 구도
박수현 “윤리심판원 결정 지켜보는 것 우선”
원내대표 후보들, 김병기 거취에 “자진 탈당해야”
최고위원 후보들 “개인 일탈·시스템 해결...절차 우선”
[미디어펜=권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차기 원내대표·최고위원 후보자들이 합동토론회에서 ‘공천헌금 의혹’을 받고 있는 전 원내대표인 김병기 의원의 거취를 두고 엇갈린 입장을 내놓으며 당내 온도 차가 드러났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9일 오전 현안 백브리핑에서 “김 의원 사안은 현재 수사와 당 윤리 절차가 진행 중인 사안으로 결과를 지켜보는 것이 우선”이라고 담담히 밝혔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김 의원 거취를 둘러싸고 의견이 갈리는 모양새다.

원내대표 후보들은 ‘선당후사의 결단’을 앞세워 김 의원의 자진 탈당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반면 최고위원 후보들은 ‘시스템 문제’로의 확전을 경계하며 ‘개인 일탈·절차 우선’에 무게를 뒀다.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보궐선거에 출마한 한병도(왼쪽부터)·진성준·백혜련·박정 후보가 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JTBC에서 열린 원내대표 후보자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6.1.8./사진=연합뉴스 [국회사진기자단]

원내대표 후보자인 한병도·진성중·백혜련·박정 의원 4명 중 박 의원을 제외한 세 후보는 김 의원의 자진 탈당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박 후보는 "공식기구를 통해 처벌해야 하는 것이 민주적 절차"라며 신중론을 폈다.

원내대표 후보자들은 전날 열린 민주당 원내대표 후보 합동토론회에서 ‘김 의원이 자진 탈당해야 하느냐’는 OX 질문에 한병도·진성준·백혜련 후보가 ‘O(그렇다)’를 선택했다.

한 후보는 “최근 불거진 문제의 우려가 너무 크다”며 “원내대표를 역임했던 만큼 여러 문제와 고민을 안고 탈당 후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진 후보는 “선당후사의 심정으로, 애당심의 관록으로 먼저 결단해달라”고 촉구했다. 백 후보도 “의혹이 하루가 다르게 불어나면서 당을 위기에 처하게 하고 있다. 선당후사 정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후보는 “윤리심판원 등 절차를 통해 소명을 듣고, 필요하면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본인이 자진 탈당하면 좋겠지만, 공식기구를 통해 소명을 듣고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면 하는 것이 민주적 절차”라고 주장했다.

   
▲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문정복(왼쪽부터), 이건태, 이성윤, 강득구 후보가 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JTBC에서 열린 최고위원 보궐선거 제3차 합동토론회에 앞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6.1.7./사진=연합뉴스 [국회사진기자단]

최고위원 후보들은 ‘공천헌금 의혹’에 대해 ‘시스템 결함’이 아닌 ‘개인 비위’로 규정하면서도, 재발 방지와 제도 보완을 공약으로 내놨다.

최고위원 후보자인 문정복·이건태·이성윤·강득구 후보는 민주당 3차 최고위원 후보자 토론회에서 진행된 OX 질문 중 ‘김병기·강선우 공천헌금 의혹은 개인의 일탈인가’라는 문항에 4명 모두 ‘O’를 선택했다.

문 후보는 정청래 대표의 발언을 언급하며 “당에는 분명한 시스템이 있는데, 시스템을 통해 해결해야 할 일을 다른 방식으로 풀려다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라며 “윤리감찰단 등 당의 시스템을 적극 활용했더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건태 후보는 “매우 중대한 사안인 만큼 엄정하고 신속한 조사가 있어야 한다”면서도 “공천헌금을 허용하는 시스템은 없고, 시스템 에러 문제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성윤 후보는 “민주당의 상향식 공천제도 시스템은 완벽하다”면서도 “운용 과정에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일부 일탈이 있을 수 있다. 사실관계가 확정 후 국민 눈높이에 맞는 처분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후보는 “제도적 시스템은 민주당이 잘돼 있다”면서도 “앞으로 개인적 부분까지 제대로 챙기고 제도적으로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김 의원의 거취를 두고 원내대표 후보들은 ‘탈당 촉구’로 직접적인 결단을 요구한 반면 최고위원 후보들은 ‘개인 일탈’ 프레임을 유지하며 사안의 확전과 당내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인식 차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원내대표 출마 후보자들은 당 전체를 대표해야 하는 자리인 만큼 강한 메시지를 내는 것”이라며 “후보자들의 역할 인식의 차이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원내대표·최고위원 보궐선거가 ‘도덕성 리스크 관리’와 ‘공천 시스템 신뢰 회복’이 동시에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디어펜=권동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