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하 기자] 고금리와 고물가 장기화에 따른 내수 소비 침체가 이어지면서, 국내 소비재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시장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추진했던 글로벌 확대 전략이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K-뷰티와 K-푸드는 지난 한 해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기록하며, 내수 부진을 상쇄하는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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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S25 베트남 'K-푸드 특화 매장'에서 현지인들이 한국 음식을 즐기고 있다./사진=GS리테일 제공 |
1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K-푸드 플러스(K-Food+)' 수출액은 전년 대비 5.1% 증가한 136억 2000만 달러(약 18조 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내수 침체의 돌파구로 삼았던 해외 시장 공략이 적중하며 농식품 분야에서만 사상 처음으로 100억 달러(104억1000만 달러) 를 돌파했다.
품목별로는 라면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라면 수출액은 전년 대비 21.9% 급증한 15억2140만 달러를 기록하며 단일 품목 신기록을 경신했다. 국내에서는 성장이 정체된 라면이 해외에서는 '한 끼 식사'로 격상되며 미국, 중국은 물론 중동 시장까지 휩쓴 결과다. 매운맛 열풍을 주도한 소스류와 웰빙 트렌드를 탄 아이스크림(수출 1억 달러 돌파) 등 가공식품 전반이 해외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단순히 제품만 많이 판 것이 아니다. 스마트팜, 농기계 등 전후방 산업(농산업) 수출도 32억2000만 달러(전년비 8.0% 증가)를 달성했다. 내수 시장 포화로 판로가 막혔던 농산업계가 기술력을 앞세워 해외로 눈을 돌린 결과, 집계 이래 최대 실적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것이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녹록지 않은 무역 환경 속에서도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며 "2026년 수출 목표를 160억 달러로 상향하고 글로벌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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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쟝센 ‘퍼펙트세럼’이 11월20일부터 12월1일까지 진행된 2025 미국 아마존 블랙프라이데이에서 헤어 스타일링 오일 부문 1위를 차지했다고 9일 밝혔다./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
뷰티 업계 역시 중국 시장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 일본 등으로 시장을 넓히는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단순한 판로 확대를 넘어, 현지 법인 설립과 전용 상품 개발 등 현지화(Localization) 전략을 통해 수익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탈(脫)중국, 친(親)서구' 전략이 결실을 맺었다.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인수한 자회사 '코스알엑스(COSRX)'와의 시너지가 본격화되며 미주 지역 매출이 급성장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와 라네즈 등 주력 브랜드를 앞세워 아마존 등 글로벌 플랫폼을 집중 공략했고, 이는 중국발 매출 감소분을 뛰어넘는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LG생활건강은 브랜드 리빌딩과 M&A(인수합병) 효과를 톡톡히 봤다. 북미 현지 브랜드 '더크렘샵' 인수 효과로 현지 젊은 소비층을 흡수하는 데 성공했고, 럭셔리 브랜드 '더후'의 글로벌 리빌딩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방어했다. 국내 면세점 매출 의존도를 낮추고 해외 현지 매출 비중을 높이는 구조적 체질 개선이 성공했다는 평가다.
에이피알(APR)은 '뷰티 테크'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공략했다. 홈 뷰티 디바이스 '메디큐브 에이지알' 시리즈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와 아마존 프라임데이에서 역대급 판매량을 기록했다. 중간 유통상을 배제한 자사몰(D2C) 전략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한 에이피알은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이 전체의 40%를 상회할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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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컬리뷰티페스타 2025 행사장 전경./사진=컬리 제공 |
전문가들은 이러한 성과가 내수 시장 포화에 따른 기업들의 필연적인 선택이자, 구조적 경쟁력 강화의 결과라고 분석한다.
중소 인디 브랜드들 역시 마녀공장, 티르티르 등이 일본 큐텐과 미국 아마존에서 뷰티 카테고리 1위를 휩쓸며 '수출 역군'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콜마, 코스맥스 등 ODM 사의 기술력과 브랜드사의 기획력이 결합해, 현지인의 피부 톤과 기후에 맞춘 '철저한 현지화 제품'을 내놓은 것이 적중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내수 시장의 성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글로벌 시장 진출은 기업 생존을 위한 필수 과제가 됐다"며 "최근의 성과는 단순한 수출 증가를 넘어,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사업 구조를 성공적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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