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따라 거래대금도 폭증…하락종목 숫자가 4배 더 많기도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코스피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삼성전자·SK하이닉스 의존도가 과도하게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날에도 하락종목이 상승종목보다 거의 4배 가까이 더 많은 날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들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시장 분위기와는 달리 실질적으로는 개인투자자들이 수익을 보지 못한 장세가 이어지면서 기회상실 우려 심리(FOMO)가 과도해지고, 이런 요소들이 결국 '최악의 거품 장세'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 코스피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삼성전자·SK하이닉스 의존도가 과도하게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사진=김상문 기자


12일 한국거래소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강력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전에도 코스피 지수는 장중 한때 4652.54까지 오르며 장중 최고 기록을 다시 한 번 경신했다. 그 이후 지수는 상승폭을 줄였지만 여전히 전일 대비로는 1% 가까이 올라 어느덧 4600선 '굳히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지수의 상승은 주식과 관련된 거의 모든 데이터들의 흐름을 바꿔놨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작년 한 해 한국예탁결제원을 통한 주식결제대금은 601조4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483조4000억원) 대비 24.4% 급증한 것으로, 일평균 결제대금은 2조5000억원 수준이라는 의미다. 

거래대금도 치솟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증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92조8537억원을 기록했다. 이 금액이 90조원을 넘긴 것은 사상 최초다. 또한 같은 날 기준 코스피·코스닥 거래대금은 37조5750억원을 기록했다. 엄청나게 많은 돈들이 주식 계좌로 들어오고 있을 뿐 아니라 실제 거래로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런데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상승분에 워낙 크게 의존을 하고 있다 보니 시장 전체로 보면 상승한 종목보다 하락한 종목이 더 많은 기현상이 연출되기도 한다. 지난 8일의 경우 코스피 지수는 5거래일째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 기록을 이어갔지만, 전일 대비 주가가 하락한 종목이 730개를 기록해 상승 종목(177개)의 무려 4배에 해당하는 현상이 포착되기도 했다.

결국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대형주들을 포트폴리오에 담지 못했을 경우 최근의 기록적인 상승세를 조금도 누리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실제로 주식 관련 대형 카페 게시판 등에는 코스피의 공격적인 상승세를 별로 체감하지 못하겠다는 투자자들의 글도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심지어 개인투자자들의 상당수는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투자에 나선 것으로 집계되고 있어 이 경우는 손실이 빠르게 불어나고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시장의 흐름과 투자자들의 심리가 괴리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소위 'FOMO(Fear Of Missing Out)'라 불리는 '기회상실 공포'가 더욱 심하게 자극돼 투자심리가 과격해질 수 있음을 우려한다. 

국내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상승 장세는 삼성전자 등 반도체 관련주들의 강력한 실적 모멘텀에 기반한 것이라 거품으로 보진 않는다"고 전제하면서도 "소수 종목들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장세인 것은 맞기 때문에 이들 종목의 상승세가 꺾일 경우 자금 흐름이 어떻게 바뀌는지가 시장의 분위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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