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화 순서 앞당기고 행사 직후 CEO들과 대화... '전략 컨트롤타워' 입지 재확인
롯데 상반기 VCM 롯데월드타워서 개최…신유열 및 계열사 대표 등 80여명 참석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15일 오전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신격호 창업주 6주기 추도식은 ‘의전’ 대신 ‘실용’에 방점이 찍혔다. 관행적으로 참석하던 계열사 대표단 발길은 끊겼고, 그 자리는 전면에 나선 신유열 부사장의 강화된 위상이 채웠다. 형식을 걷어낸 이날 추도식 풍경은 오후 개최될 ‘2026년 상반기 VCM(옛 사장단 회의)’의 고강도 쇄신 분위기를 예고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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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빈 롯데 회장이 15일 롯데월드타워 1층 신격호 롯데 창업주 흉상에 헌화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성준 기자 |
롯데그룹은 이날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2026년 상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 회의)을 개최한다. 오후부터 진행되는 회의에는 신동빈 회장, 신유열 부사장을 비롯해 롯데지주 대표와 실장, 계열사 대표 등 8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VCM에 앞서 열린 신격호 롯데 창업주 6주기 추도식에서는 ‘실용’을 강조하는 롯데 조직문화 쇄신 방향을 엿볼 수 있었다. 통상 롯데그룹은 상반기 VCM 당일 오전에 신격호 창업주 추도식을 진행했는데, HQ 총괄대표 등 부회장단과 주요 계열사 대표들이 함께 참석해 왔다.
하지만 올해 추도식은 참석 인사가 대폭 줄며 한층 간결하게 진행됐다. 신 회장 부자와 롯데지주 각자대표를 제외하면, 계열사에서는 롯데월드타워에 사무실이 있는 롯데케미칼의 이영준 대표만이 참석했다. VCM 당일 아침 회의가 열리는 롯데월드타워로 출근하던 계열사 대표들의 발걸음도 이날은 뚝 끊겼다. 그룹의 상징적 행사 참석보다도 회의 시작 직전까지 실무를 챙기는 데 보다 무게가 실린 모습이다.
이는 신동빈 회장이 주문한 ‘강력한 실행력’을 수행하기 위한 변화로 풀이된다. 신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끊임없이 혁신의 필요성을 말했지만 가시적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며 “계획과 실행의 간극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신 회장은 2024년에 이어 지난해도 주요 계열사 CEO 20명을 교체하는 고강도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 조직구조 면에서도 기존 HQ 체제를 폐지하고 계열사 독립경영 기조를 강화하는 한편, 지주 내 ‘전략컨트롤 조직’을 신설하고 이를 신 부사장에게 맡겼다. ‘혁신의 완성’을 위한 돛을 짜고, 방향타는 신 부사장에게 쥐여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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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이 15일 신격호 창업주 6주기 추도식 후 노준형 롯데지주 대표와 이야기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성준 기자 |
실제로 신 부사장의 부쩍 커진 존재감은 이날 추도식에서도 드러났다. 신 부사장은 신동빈 회장, 롯데지주 고정욱 대표와 노준형 대표, 이영준 롯데케미칼 대표에 이어 다섯 번째로 헌화했다. 직전에 참석했던 2024년 신격호 창업주 4주기 추도식에서 마지막 줄 중간에 섰던 신 부사장은, 이번엔 실장급 인사 중 가장 앞에 자리했다. 추도식이 끝난 후 신 회장이 곧바로 이동한 것과 달리, 신 부사장은 잠시 현장에 남아 노준형 대표 등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신유열 부사장의 영향력 확대가 읽히는 대목이다.
한편 이번 상반기 VCM에서는 롯데미래전략연구소에서 국내외 경영환경 변화 및 대응 방향을 발표하고, 노준형 롯데지주 대표와 고정욱 롯데지주 대표가 올해 그룹 경영전략과 그룹 재무전략을 공유한다. 또한 HR 강화 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예정이다.
신 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최근 우리가 마주한 엄중한 경영환경은 그룹 핵심사업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철저한 자기 반성에서 비롯된 성장과 혁신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해로 만들자”고 당부한 바 있다.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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