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세헌기자] 남·북한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청정개발체제(CDM) 협력사업을 진행한다면 112조원의 경제효과가 기대된다는 분석이 나와 관심이 모아진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이런 내용을 담은 '남북 재생에너지 CDM 협력사업의 잠재력' 보고서를 발표했다.

교토의정서에 규정된 CDM은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에 자본과 기술을 투자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시키도록 도와주는 사업이다. CDM 집행위원회는 개발도상국에서 줄어든 온실가스의 분량에 따라 기술을 투자한 선진국에 탄소배출권을 부여한다.

북한은 현재 체코·영국 업체와 총 8건의 CDM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가 북한에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 기술을 이전할 경우 북한이 확보하는 전력생산 잠재량은 연간 8915TWh(테라와트시)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우선 태양광 발전에서 가장 많은 8902TWh, 풍력발전에서 8TWh, 소수력발전에서 5TWh를 연간 확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가 확보할 수 있는 탄소배출권은 연간 107억6979만톤 분량으로, 그 가치는 111조6612억원에 달한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북한은 석탄과 수력 중심의 에너지 수급구조이고, 만성적인 에너지난을 겪고 있어 CDM 사업을 벌이기에 유리한 조건"이라며 "탄소배출권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국내 기업을 위해서라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의 '그린 데탕트(녹색 화해협력)' 정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북한 개발을 둘러싸고 중국·러시아 등 주변국과 경쟁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CDM 사업으로 대화의 모멘텀을 이어나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에너지공기업이 먼저 북한 CDM 사업에 투자하고 사기업의 참여를 유도하는 등 단계적인 진출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