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유리" vs "뚜껑 열어봐야"

[미디어펜=김세헌기자] 한국과 중국 양국이 9일 중국 베이징에서 한국-중국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공식 확정함에 따라 한중 FTA가 오는 20일 공식 발효한다.

정부는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 FTA가 발효됨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강화되고 중국 서비스시장 진출이 가시화되는 등 긍정적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한중 FTA 활용을 위한 선진 글로벌 기업과 중국 기업들의 대 한국 투자가 활성화돼 고급 일자리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한중 양국이 9일 오후(현지시간) 베이징에서 한중FTA 발효를 공식 확정하는 외교공한을 교환했다. 우리측 김장수 주중대사와 중국측 왕서우원(王受文) 상무부 부부장이 외교공한을 교환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중 FTA가 발효되면 상품은 품목 수 기준으로 우리 측은 92.2%, 중국 측은 90.7%에 대해 20년 내 관세가 철폐된다. 수입액 기준으로 우리 측은 91.2%, 중국 측은 85%가 20년 내에 관세가 없어진다. 농수산물을 포함한 초민감 품목은 양허 제외가 30%, 자율관세할당 16%, 관세감축 14% 수준으로 조정된다.

이러한 가운데 주요 경제단체와 대기업 등 경제계는 한중 FTA가 오는 20일 공식 발효하기로 확정된 데 대해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내면서, 활짝 열리게 된 13억 중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표출했다.

경제단체들은 한중 FTA가 ‘연내 발효’라는 목표를 달성한 데 대해 큰 의미를 부여했다. 주요 대기업들도 당장의 득실보다는 미래 중국 시장을 내다보며 전략 재점검에 분주한 모습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는 잇따라 환영 의사를 표명했다.

우선 전경련은 “중국은 세계 2위 경제대국이자 우리나라의 제1위 교역국”이라며 “한중 FTA가 발효돼 양국 간 무역장벽이 허물어진다면 그 경제적 효과는 매우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로 인한 경제 효과가 향후 10년간 5만여개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경총은 “최근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해외시장에서 경쟁이 나날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한중 FTA는 중국 시장에서 선점 효과와 가격경쟁력 제고를 통해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한중 FTA 연내 발효에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정부의 충분한 지원과 안내를 당부했다.

대한상의는 “우리 경제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 중국에 기대고 있는 점이 많은데 이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별도의 노력이 필요하다”면서도 “피해 산업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함께 우리 기업들이 실제로 중국 시장에서 부딪힐 수 있는 문제에 대한 안내와 설명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등 이미 중국 시장에 진출해 공장·법인을 둔 주요 대기업들은 FTA 발효 이후 현지 생산과 투자를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삼성의 경우 전자부문 계열사가 이미 현지 생산라인을 완비해 양산체제를 가동 중인데 FTA 발효 이후 현지 체제를 더 강화할지에 대해 득실을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현재 톈진(가전), 쑤저우(디스플레이), 시안(반도체) 등에 생산라인을 두고 있다.

현대차는 자동차가 양허대상에서 제외됐지만 허베이성 창저우와 충칭에 4, 5공장을 짓고 있어 가까운 장래에 현지생산 연산 300만대 시대를 바라보고 있다.

LG도 톈진(에어컨), 광저우(디스플레이), 난징(배터리·세탁기) 등의 생산라인을 유지하면서 향후 투자 확대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중 FTA가 중국보다는 한국에 더 많은 기회를 가져다줄 것이라는 중국 경제전문가의 전망이 나와 관심이 모아진다.

코트라와 주상하이한국총영사관이 10일 중국 상하이 훙차오 쉐라톤호텔에서 개최한 ‘2016년 중국 경제전망 및 한중 FTA 대응전략' 세미나에서는 한중FTA가 중단기적으로 한국 기업에 유리할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이날 세미나에 패널로 나선 리후이융 선인완궈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기업에는 인구 14억명의 중국시장이 의심할 여지없는 최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중국시장 진입요건 및 제도의 완화는 한국기업의 중국시장 진출을 순조롭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반도체, 액정패널, 휴대전화, 디지털가전 등의 수출확대와 함께 화장품, 노트북 등의 중국내 판매 증가, 의료설비, 의류, 소형가전 등 중소기업의 시장진출 등을 점쳤다.

후하이어우 자오퉁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중 FTA가 양국 경제발전에 촉진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한국에 더욱 유리한 것만은 분명하지만 중국 기업의 빠른 학습능력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한중 FTA로 인해 자국 산업에 대한 보호장벽이 낮춰지게 되면 중국 기업들이 곧 한국 기업의 장점과 기술을 습득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 기업의 대비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