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세헌기자] 내년에 상업용 드론 시장이 급성장하며 정보기술(IT), 농업, 보험업 등 파생 산업 생태계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최근 '2016년 드론 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글로벌 드론 시장의 경우 현재까지는 군사용 드론 시장의 규모가 가장 크지만 성장의 모멘텀이 민간 상업용 드론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밝혔다.

드론과 연관된 산업의 발전이 촉진되면서 내년 이후 드론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정지훈 경희사이버대학교 교수는 "올해부터 2020년까지 상업용 드론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19%에 이를 것으로 추정돼 군사용 드론 대비 성장률(5%)이 4배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며 "드론을 활용해 파생산업 생태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되며, 특히 IT·통신, 농업, 보험업 등에 지대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IT·통신 산업에서는 구글과 페이스북이 드론을 이용해 전 세계에 무상 인터넷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구글은 태양광으로 전력을 자체 공급함으로써 한번 이륙하면 최대 5년까지 착륙하지 않고 2만m 상공에서 비행할 수 있는 드론을 개발한 타이탄 에어로스페이스를 작년 1조원 가까운 돈에 인수한 바 있다. 구글은 이 드론에 무선인터넷 중계기를 탑재해 전 세계에 무료 인터넷 보급을 추진하고 있다.

구글의 인수합병(M&A) 직후 영국의 드론 기업 어센타를 인수해 맞불을 놓은 페이스북은 이륙 후 2만m 상공에서 3개월가량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태양광 드론 아퀼라를 향후 수 년 간 전 세계에 약 1000대 배치해 무선인터넷을 공짜로 사용하게끔 할 방침이다.

농업 부문도 드론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농업은 무인기국제협회(AUVSI)에서 전체 상업용 드론 시장의 8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할 만큼 큰 시장으로 꼽힌다.

농약 살포에 드론을 활용하면 농부가 화학약품에 노출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비행기를 이용해 대량 살포하는 것보다 경제적이고, 고해상도 카메라를 장착해 가뭄의 징조나 작물의 질병을 감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고령화된 농촌의 노동력 부족 현상을 대체할 수 있는 효과도 있다는 정 교수의 설명이다.

정 교수는 일본에서는 이미 2013년까지 2500여대의 농업용 드론이 판매돼 전체 논의 40%가 드론으로 살충제와 비료를 살포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험업 역시 드론의 등장으로 큰 변화가 예상되는 업종이다. 앞으로 자연재해 발생 시 피해규모 조사와 손해액 산정 등에 드론 활용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 민간에서 운용하는 드론이 늘어남에 따라 드론 사고로 발생하는 손해와 개인정보 유출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드론 자체가 보험의 대상이 되는 경우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보험사 AIG는 지난 10월 세계 최초로 드론 보험 보험 상품과 관련된 정책을 마련했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정 교수는 드론 시장이 커지며 소프트웨어나 연관 부품 산업, 다양한 서비스 산업의 활성화도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가령 드론에 장착하는 카메라가 필수가 되면서 고프로를 필두로 한 액션 카메라 기업이 주가를 올리고 있고, 비행 시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고성능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가벼우면서도 용량이 큰 배터리를 생산하는 기업에게도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