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해양 실사결과 "계속기업 > 청산기업"

[미디어펜=고이란 기자] STX조선해양이 4500억원의 지원금을 받게 된 가운데 채권단이 법정관리 대신 지원을 택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2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채권단은 STX조선해양에 건조자금 4530억원을 지급한다. 신규지원은 아니다. 채권단이 과거 지원키로 결의했다가 아직 지급하지 않은 4530억원을 건조자금 용도로 지급하는 것이다.

   
▲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사진=미디어펜 DB

채권단은 STX조선해양의 정상화 가능성을 재검토하기 위해 실사법인으로 선정해 2개월 여간 정밀실사를 실시했다.

실사 결과 STX조선해양의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를 상회했다. 채권단은 ▲사업구조조정 ▲수주합리화 ▲인적구조조정 등을 실행할 경우 오는 2017년부터는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시현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채권단은 STX조선해양의 진해 조선소를 축소하고 5~7만톤급 탱커선을 특화해 운영할 예정이다. 또한 고성 조선소는 대형블록 공장으로 탈바꿈한다.

인적구조조정은 이달까지 480여명, 건조 물량이 감소하는 내년 말 이후 450명을 추가 감축하는 방향으로 이뤄진다.

채권단은 STX조선해양이 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을 경우 협력업체의 연쇄도산과 STX엔진 등 관계사의 연쇄부실 가능성에 주목했다.

뿐만 아니라 채권단도 정상화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대한 회생절차 신청 시 대출채권 대부분이 즉시 부실화됨에 따라 선수금환급보증(RG) 대지급 등 손실을 일시에 인식해야 하는 부담이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지원금을 중단할 경우 신규수주를 위한 RG 발급과 잔여 선박 건조를 위한 운영자금 확보가 곤란해 청산절차를 진행할 수밖에 없고 선박건조 중단은 불가피하다.

또한 외국에서 발주한 다수의 선박 인도가 불가능해져 한국 조선업 신뢰도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채권단은 대외여건 악화가 심화되고 구조조정이 지연될 경우 STX조선해양의 근본적인 기업회생 여부와 독자 생존 가능성을 언제든지 재검토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