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적인 정치문화·민주주의 이중잣대·파시스트 궤변은 이제 그만
   
▲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아무리 결혼 안해보고, 노동 안해보고, 이력서 한번 안써본 대통령이지만, 밑에서 써주는 글만 읽어대는 사람이 아니라 가슴이 있는, 이해할 줄 아는 착한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

이용득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이 11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발언을 막말을 구사해 비판하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이에 신의진 새누리당 대변인은 “미혼의 여성 대통령에게 애도 안 낳아봤다는 성차별적 발언을 공개적으로 한다”면서 비판의 날을 세웠고 “노동자 아픔을 통감하는 한국 노총 위원장 출신이면서도 미혼 청년노동자들의 절박한 처지를 이렇게 비하해도 되는 것인가”라며 따졌다.

이용득 최고위원의 막말은 이번 한번만이 아니다. 지난 7월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정봉주 전 의원의 사면을 요구한 유승희 최고위원을 향해 불만을 표시하며 “XX 반말도 못하냐”면서 고함과 욕설을 내뱉는 한편, 9월엔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겨냥해, “쇠파이프를 휘두를 대상”이라고 언급해 세간의 빈축을 샀다.

말은 당사자의 생각과 세계관을 대변한다. 쓰는 용어와 화법, 어조에 따라 자신의 밥상머리 교육수준과 평소의 생각이 묻어난다. 대중 언사에 능한 정치인 신분을 떠나 각자의 본분과 직책에 맞는 말이 있다. 이용득 최고위원의 막말은 새정치민주연합의 현실과 수준을 대변한다.

이용득 최고위원*은 문재인 대표가 최고위원에 지명한 인물이다. 야당의 주류세력인 친노와 함께하는 자로서 당혁신을 내세운다지만 실제로는 당내의 권력투쟁만을 일삼는 친노와 배를 함께 탄 인물로 꼽힌다.

   
▲ 이용득의 막말은 현 친노세력, 새정치민주연합의 수준과 한국정치의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누군가를 선명하게 욕하고 짓밟는 언사를 보여야 주목받는 후진적인 정치문화 말이다. 비생산적인 당파싸움에 매몰되었던 수백 년 전 헬조선이 지금 여의도 국회에서 연출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박 대통령을 두고 “쇠파이프를 휘두를 대상”, “결혼 안해보고 노동안해본 대통령”이라는 이용득의 화법은 새정치민주연합 주류인 친노가 새누리당이나 현 한국정치를 바라보는 사고방식이 그대로 묻어난다.

새누리당은 이용득의 막말에 대해 “대통령 한 개인에 대한 모욕을 넘어 대통령을 선택한 국민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표현했지만, 이용득의 막말은 사실 “자신의 뜻에 반하는 것이 무엇이든 누구이든, 깔아뭉개고 부수어야 한다는 파시스트적 세계관”에 기인한다.

대통령은 엄연히 대의민주제를 통해 선출된 국민의 대표자다. 이용득은 이를 깔아뭉개는 언사를 보인 것이다. 딱하다. 노동계의 대변인이나 다름없고 그 지분으로 새정치민주연합 친노세력과 함께 하는 자가 민주주의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있다. 민주주의는 ‘내 뜻에 반하면 적이다’, ‘광장에서 떼로 모여 외치는 목소리가 정의이자 국민의 목소리’임을 의미하지 않는다. 군주제, 과두제와 더불어 의사결정의 한 가지 방식에 불과하며, 소수에게 포용적인 다수결 원칙을 말한다.

삼성, 현대 등 세계시장에서의 한국기업은 일류로 꼽힌다지만 국민은 이류, 정부는 삼류, 정치는 사류로 꼽힌다. 정치가 우리나라에서 최악으로 꼽히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현재의 야당이 그 근본원인임을 부인하기 힘들다. 야당이 건강해야 여당이 잘한다. 침몰하는 배인양 새정치민주연합이 지금처럼 내부권력투쟁이나 반정부 노선으로만 일관한다면, 정치이익집단인 여당 정권은 향후 수십 년 더 갈 것이다. 무기력한 야당이나 정치자영업자 여당이나 매한가지다. 지속가능한 복지가 아니라 그들이 연출하는 지속불가능한 포퓰리즘 공약경쟁은 공염불이다. 결국 이삼십년 뒤 정부재정 파탄과 국민부담, 미래세대의 빚으로 귀결될 것이다.

이용득의 막말은 현 친노세력, 새정치민주연합의 수준과 한국정치의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누군가를 선명하게 욕하고 짓밟는 언사를 보여야 주목받는 후진적인 정치문화 말이다. 비생산적인 당파싸움에 매몰되었던 수백 년 전 헬조선이 지금 여의도 국회에서 연출되고 있다. 낯뜨겁고 부끄럽다.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 말은 당사자의 생각과 세계관을 대변한다. 쓰는 용어와 화법, 어조에 따라 자신의 밥상머리 교육수준과 평소의 생각이 묻어난다. 대중 언사에 능한 정치인 신분을 떠나 각자의 본분과 직책에 맞는 말이 있다. 이용득 최고위원의 막말은 새정치민주연합의 현실과 수준을 대변한다./사진=YTN 영상캡처

 

* 이용득은 2004년 한국노총 위원장직에 오른 뒤로 노동계-귀족노조를 대변해 야당에 합류했다. 2011년 선거를 통해 다시 한국노총 위원장직에 올랐던 이용득은 2012년 야권 통합 논의 과정에서 민주통합당 대의원과 최고위원 중 일정 지분을 보장 받았다. 한명숙 이해찬 대표 시절 최고위원이었고 지난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시기에는 비상대책위원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