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대책반, 항공기 운항 종료시간대 통신장비 해체해 조사예정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12일 저녁 발생한 제주공항 관제시설의 통신장비 이상은 기계 결함과 공항측의 대응미숙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국토교통부는 13일 한국공항공사와 합동으로 제주공항에서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중이며, 현장 근무자의 미숙으로 예비장비로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주공항 관제시설의 통신장비가 일시에 이상이 발생한 것은 통신 신호를 전달하는 중간적 장비의 기계 결함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계결함으로 관제탑 4대와 접근관제소 6대 등 10대의 통신장비와 항공기간 신호를 주고받는 체계가 무너져 모두 이상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통신장비의 하나인 이 설비는 2004년 도입했고, 사용 연한은 14년으로 현재까지 노후화되지는 않았다.

주 장비의 기계 이상 뿐 아니라 관제 시스템 유지를 위한 예비 통신장비로의 즉각 전환도 이뤄지지 않은 것도 관제 마비 사태를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예비 통신 장비를 유지·보수하는 한국공항공사 제주본부의 대응 미숙때문에 즉각적으로 예비 장비로 전환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국토부는 이에 따라 통신 장비 유지·보수나 당시 직원들이 대응 근무 등 전환 시스템 운용에 대해 점검을 벌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장비를 사용하다보면 기계적 문제가 충분히 발생할 수 있으나 주 장비에 문제가 발생하면 예비장비로 즉각 전환되지 않은 시스템에 더 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제주공항 관제탑과 접근관제소에서는 12일 오후 6시 50분부터 오후 8시 6∼7분까지 모든 통신장비가 일시에 교신 이상이 발생했다.

관제탑은 공항 반경 5마일(8㎞) 내 항공기의 이·착륙을 관제하는 곳이다. 접근관제소는 제주 공역 내를 이동하는 항공기를 레이더로 포착, 관제하는 곳으로 각각 역할이 다르다.

이어 오후 7시 40분 관제탑에서는 주파수를 전혀 잡을 수 없는 주파수 송·수신 불능 상태에까지 빠졌다.

이로 인해 통신장비가 정상화된 오후 8시 6∼7분까지 20여 분간은 불빛(라이트건)을 이용해 공항 관제를 했다.

접근관제소는 주 통신기의 통신이 어려웠을 때 사용하는 예비 관제 통신장비마저 작동하지 않았다.

주 통신기가 먹통이 된 지 50여 분만인 오후 7시 41분께 무전기 등의 비상 장비를 이용, 일부 도착 항공편을 대상으로만 제한적으로 관제했다.

공항의 관제 통신 시스템은 '주 장비', '예비 장비', '비상 장비' 3단계로 돼 있다. 한 시스템이 이상이 생기면 다음 시스템으로 전환돼 관제가 계속 이뤄지도록 정해져 있다.

이 시간대 관제탑 및 접근관제소의 관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제주공항 출·도착 항공기 77편이 무더기 지연운항했다.

관제 통신 장비가 정상화된 이후에도 앞선 항공편 스케줄이 지연되면서 마지막 편이 대구공항으로 출발한 오후 11시 20여 분까지 지연운항 사태가 이어졌다.

국토부와 제주지방항공청, 한국공항공사, 경찰 등은 합동 대책반을 꾸려 비상 근무하며 통신 시설 이상에 대한 정확한 원인을 찾고 있다.

국토부 등은 이날 항공기 운항이 종료되는 밤 시간대 관제시설의 통신장비를 해체해 작동 상의 문제점을 조사해볼 계획이다.

한국공항공사 제주본부는 전국 다른 공항의 관제 통신장비도 조사 점검, 통신 이상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개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