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는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을 선언했다./사진=안철수 의원 페이스북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13일 탈당하면서 야권 민심의 바로미터인 호남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때 '안풍(安風)'의 진원지였던 호남의 마음을 얻는다면 안 전 대표의 행보는 순식간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호남 민심은 수도권에서의 추가 탈당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여, 안 전 대표의 독자세력화 성공을 위한 핵심 열쇠가 될 전망이다.

반면 호남이 탈당을 '야권 분열'로 판단해 등을 돌린다면 마땅한 지지기반이 없는 안 전 대표도 가시밭길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정치권에서는 "아직은 점치기 어렵다"는 조심스러운 반응 속에서도 호남 민심이 어느 쪽으로 기울지 엇갈린 관측이 나오고 있다.

◇ "극에 달한 호남의 反문재인 정서…安 지지 강해질 것" = 일각에서는 문 대표에 대한 호남 민심의 이반이 극에 달한 만큼, 안 전 대표가 호남에서 상당한 지지를 확보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리얼미터가 지난 7~9일 전국 성인 1548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 안 전 대표의 호남 지지율은 28.5%로, 지난주 13.9%의 곱절로 뛰었다.

이를 두고 문 대표를 향한 공세가 지지율 상승을 견인했다는 분석과 함께, 호남 지지율 상승이 안 전 대표의 탈당 결심에 영향을 줬다는 설명도 나오고 있다.

일부 인사들은 "탈당 후 지지율 상승 흐름이 더 강화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호남에서는 지금의 새정치연합을 호남이 아닌 영남에 기반한 정당으로 보고 있다"며 "안 전 대표가 문 대표의 대안세력으로 떠오르며 호남 민심을 확실히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신 교수는 "수도권에도 호남 주민들이 많은 지역구가 있다"며 호남민심이 수도권 등에서의 추가탈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야권인사 역시 "지난 4월 광주 서구을 보궐선거에서도 광주 시민들이 새정치연합의 호남내 독주를 반대하면서 천정배 의원의 손을 들어줬다"며 "그때와 유사한 상황"이라고 했다.

◇ "분열 책임론 만만찮아…安 지지 제약있을 것" = 반면 야권분열에 대한 책임론도 만만치 않아, 호남에서 '제2의 안풍'이 불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안 전 대표가 문 대표의 대척점에 자리하면서 지지율은 올라갈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분열을 원하지 않는 기류도 있어 지지율은 제약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안 전 대표의 탈당이 다가오자 오히려 지지율이 하락하는 모습도 감지됐다.

호남의 한 초선의원은 "분열 만큼은 안된다는 여론이 많았다"면서 "이번 탈당으로 안 전 대표에 대한 여론이 어떻게 변할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주승용 의원도 페이스북에 "안 전 대표의 심정을 이해하지만, 안타깝다"며 "호남의 민심은 분열이 아니다. 더 혁신하고 통합하라는 것"이라고 남겼다.

다만 분열 책임론이 안 전 대표가 아닌 문 대표에게 쏠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신 교수는 "안 전 대표는 계속 자신을 피해자로 규정짓고 있다"며 "국민들은 문 대표가 탈당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