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13일 탈당을 공식화하면서 내년 4·13 총선을 정확히 4개월 앞둔 야권이 정계개편의 격랑 속으로 빨려들고 있다.

안 전 대표가 '철수정치'란 오명에서 탈피, 새로운 정치세력화의 기치 내걸자 야권은 문재인 대표를 중심으로 한 '친노(친노무현)·86·수도권'의 새정치연합과 안 전 대표를 얼굴로 내세운 '비노(비노무현)·호남'의 '안철수 신당'으로 양분될 전망이다.

특히 이미 무소속 천정배 박주선 의원 등이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뒤 신당 창당의 속도를 내고 있어 야권의 구도는 한 치 앞으로 내다보기 어려울 지각변동 속에 이합집산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이 '일여다야' 구도로 재편된 후에도 내년 4월 총선에서 여야 일대일 대결구도를 복원하기 위해 야권에서 또다른 합종연횡이 계속되는 등 대격변이 일어날 수도 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이제 당 안에서 변화와 혁신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오늘 새정치연합을 떠난다"며 "이대로 가면 다 죽는다고, 비상한 각오와 담대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거듭거듭 간절하게 호소했지만, 답은 없었다"고 밝혔다.

또 "안에서 도저히 안 된다면 밖에서라도 강한 충격으로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며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정치세력을 만들겠다"고 세력화의 깃발을 들었다.

지난해 3월2일 김한길 민주당과의 통합으로 새정치연합에 들어온지 1년9개월여만이다.

안 전 대표의 탈당은 새정치연합 의원들의 연쇄탈당으로 이어지면서 '제1야당'의 분당사태 현실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안 전 대표 측 문병호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주중 수도권과 호남 의원 5~10명이 1차 탈당에 나설 것"이라며 ""연말까지 2차, 3차 탈당이 이뤄지면 국회 교섭단체 구성에 필요한 20명 규합은 문제가 없다. 최대 30명까지도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당밖 신당파는 안 전 대표의 탈당을 환영하며 '안철수발(發) 새판짜기'에 적극 호응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무소속 천정배 의원은 이날 국민회의 창당추진위원회 발기인대회를 가진 후 "유력한 지도자 중 한 분인 안 전 대표와도 얼마든지 함께할 수 있다"며 "어떤 방식으로든지 서로 소통하고 의견을 나누는 기회가 있어야겠다"고 '러브콜'을 보냈다.

무소속 박주선 의원도 "안 전 대표의 용기있는 대담한 결단을 환영한다"며 "그동안 답보하던 하나로 된 '통합신당' 논의가 속도를 내기를 희망한다. 살신성인의 자세로 제로베이스에서 제3지대에서 하나로 모이자"고 호소했다.

이에 맞서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오후 시내 모처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소집, 안 전 대표의 탈당에 대해 "안타깝고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또 당의 어려움을 조속히 수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당의 혁신을 흔들림없이 단호하게 추진해나간다는 최고위원들의 결의를 모으는 등 내부 결속에 나섰다.

문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호랑이 등에서 내릴 수 없다. 아무리 파도가 높고 바람이 강하게 불어도 총선승리에 이르는 새정치연합의 항해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정면돌파 의지를 드러내며 자신이 주도하는 총선전을 준비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문 대표는 14~15일 이틀 간 당무를 접고 숙고의 시간을 가진 후 16일 최고위원회의에 복귀해 향후 정국 대응을 위한 구상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김영우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야, 안철수 탈당이 총선을 위한 헤쳐모여 수순이 아니길 바래'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 "안 전 대표와 문 대표의 입장이 무엇이든 간에 왜 하필이면 선거를 앞두고 이렇게 갈등을 노골화하느냐"며 "내년 20대 총선을 겨냥한 야권 단일화를 위한 정치적 제스처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또 "야당이 국회활동을 등한시하면서 오직 선거만을 위해 이합집산을 거듭한다면 결코 국민의 사랑을 받기를 어려울 것"이라며 "이합집산만 하는 야당이 아닌, 건전하고 건강한 야당의 모습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