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새누리당은 13일 내년 총선을 넉 달 앞두고 단행된 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의 탈당이 내년 선거에 어떤 영향을 몰고올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야당의 분열이 선거구도상 당장은 여당에 호재로 보일 수 있겠지만, 내년 4·13 총선 직전에 야권연대라는 '깜짝쇼'가 극적으로 이뤄질 경우 자칫하다가 '되치기'를 당할 수 있다는 긴장감이 물밑에 흐르고 있다.

새누리당은 일단 안철수 탈당발(發) 야권 분열이 내년 총선까지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 아래 당에 미칠 영향에 대해 주판알을 튕기는 분위기다.

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야권이 분열되고 여당이 단일세력이면 선거 구도상 여당이 유리해 보이지만 내년 3월께 다시 합칠 가능성이 크다"며 "선거는 절대 방심하면 안 되고 아주 신중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과 문 대표가 총선 직전에 전격적으로 힘을 합치는 것만이 새누리당의 경계대상은 아니다.

여당이 우려하는 시나리오 가운데 하나는 안 전 대표와 손학규 새정치연합 전 상임고문이 손을 맞잡는 상황이다.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새누리당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손 전 고문이 수도권에서 상당한 영향력이 있음을 지적, "안 의원과 손 전 고문이 손을 잡는다면 여당의 수도권 의원들에겐 큰 타격이 될 것"이라며 "지금으로서는 두 사람이 만나기만 해도 파급력이 있을 걸로 본다"고 밝혔다.

또 새누리당은 일부 여권 인사들, 특히 원외(院外) 인사들의 이탈 가능성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원외 인사는 통화에서 "우리 당이 아직 공천룰을 확정하지 않아 추이를 봐야 한다"면서도 "현역의원과 당협위원장이 경쟁할 때 불리한 공천룰이 결정된다면, 그쪽(안 전 대표 중심의 신당)에서는 전략공천 비슷한 것을 할테니 원외인사가 그쪽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야당이 설령 내년 총선을 앞두고 극적인 연대를 이루더라도 가공할만한 파급력은 없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원내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과거에는 야권이 쪼개진 상태에서 각자가 지지도를 쫙 올려놓고 선거 직전에 뭉치는 것이 시너지 효과도 있고 신선한 맛도 있었지만, 이제는 그런 정치적 연출을 잘못했다가는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여당은 안 의원의 탈당이 총선에 미칠 영향보다도 당장 '겨울국회'가 완전히 동면(冬眠)에 들어가는 게 아니냐고 우려했다. 야당이 새판짜기에 매몰되면서 산적한 정치현안 처리가 지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장 오는 15일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되지만 선거구 획정 기준을 둘러싼 여야 지도부간 협상은 야권 분열로 인해 진전을 기대하기 더 어렵게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 집안싸움이 한창인 새정치연합을 상대로 청와대가 처리를 촉구하는 경제활성화법 2개(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기업활력제고특별법)와 테러방지법, 북한인권법 관련 협상을 벌이기도 여의치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여당에서 나오고 있다.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에서 "야당이 최소한의 정치적 책무도 다하지 않으면서 집안싸움에만 몰두한다면 그만큼 국민들로부터 멀어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야당이 집안싸움보다는 여야 합의사항을 지키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