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민 "뻔뻔한 거짓말 용납 선례 남길 수 없어"
이성윤 "엄희준이 직접 불러 쿠팡 무혐의 지시"
나경원 "이 대통령 수사 검사에 대한 명백한 보복"
송석준 "멀쩡한 검사 고발하면 국회 권위도 사라져"
[미디어펜=김주혜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4일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 수사 과정에서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 엄희준 광주고검 검사를 위증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다.

엄 검사가 지난해 국정감사와 청문회에서 증언한 내용이 검찰 내부 메신저 등 구체적인 물증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법사위는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재석 17인 중 찬성 10인, 반대 7인으로 엄 검사에 대한 '국정감사 증인 고발의 건'을 의결했다. 이번 고발은 엄 검사가 지난해 9월 검찰개혁 입법청문회와 10월 국정감사에 출석해 쿠팡 사건 불기소 과정에 대해 허위 증언을 했다는 의혹이 핵심이다.

   
▲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4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6.2.4./사진=연합뉴스


앞서 엄 검사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쿠팡 사건과 관련해 "일방적 지시는 하지 않았고 주임 검사의 의견을 들었다"고 증언했으나, 이후 검찰 내부 메신저를 통해 무혐의 처분을 지시한 정황이 보도되며 위증 논란이 불거졌다.

또한 '부장검사 패싱' 의혹에 대해서도 "가장 사건을 잘 아는 주임 검사에게 들었다"고 답했으나, 해당 검사가 사건을 맡은 지 보름밖에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거짓 증언 의혹이 짙어진 바 있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엄 검사의 증언이 명백한 거짓이라며 고발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시 주임 검사는 부임한 지 보름밖에 되지 않아 기록조차 다 파악하기 힘든 상태였다"며 "방대한 사건 기록을 보름 본 검사가 가장 잘 아는 사람이라고 판단했다는 것 자체가 뻔뻔한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법사위에서 함부로 위증해도 된다는 선례를 남겨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성윤 민주당 의원은 "메신저에는 주임 검사가 부장검사에게 '지청장(엄 검사)이 직접 불러 쿠팡은 무혐의를 하라고 했다'고 보고한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번 고발을 이재명 대통령 관련 수사를 진행한 검사에 대한 '정치적 보복'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엄 검사만 문제 삼는 것은 결국 이재명 대통령 사건 수사 검사에 대한 보복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며 "과도한 쿠팡 때려잡기는 민노총의 비위를 맞추는 행위로 비칠 수 있으며, 한미 간 통상 관계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같은 당 송석준 의원도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을 다룬 검사들마다 법사위에 불러 망신을 주고 겁박해 오지 않았느냐"며 "자꾸 멀쩡한 검사를 고발하면 국회의 권위도 사라진다. 혐의 없다고 나오면 그때 가서 사과할 것인가"고 일갈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 또한 "언론 보도와 추상적인 정황만으로 위증을 판단해 고발하는 것은 국회의 권위를 스스로 떨어뜨리는 일"이라며 "이런 식의 판단은 국회에서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여야의 거센 설전 속에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엄 검사가 다뤘던 정치 사안과는 전혀 무관한 사건"이라고 선을 그었다.

추 위원장은 "검찰 내부 메신저를 통해 무혐의 지시 정황이 드러난 만큼 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히면 될 일"이라며 "쿠팡의 로비력이 전국에 뻗어 있다는 의혹을 밝히고 법적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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