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 부사장, 참석자들에‘옴부즈맨’제도 제안

[미디어펜=김태우기자]곽진 현대차 부사장이 자사에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국내 대표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회원과 온라인 동호회원들과 직접 만나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현대차의 이런 행보는 부정적인 인식 이른바 안티의 지적을 한 단계 발전하기 위해 따끔한 조언자로 끌어안겠다는 복안이다.

   
▲ 14일 현대자동차는 서울 양재동 더케이 호텔에서 고객·경영층 직접소통 프로그램 '마음 드림(Dream)'의 3번째 시간으로 곽진 국내영업본부장(부사장)이 보배드림 회원들과 온라인 동호회원들 100여명과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누는 간담회가 진행됐다./미디어펜DB

14일 현대자동차는 서울 양재동 더케이 호텔에서 고객·경영층 직접소통 프로그램 '마음 드림(Dream)'의 3번째 시간으로 곽진 국내영업본부장(부사장)이 보배드림 회원들과 온라인 동호회원들 100여명과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누는 간담회가 진행됐다.

평소 현대차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팽배했던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간담회인 만큼 행사에 앞서 1주일간 진행된 사전 질문 모집기간에 총 1512명이 내수·수출 역차별과 서비스 불만 등에 대한 내용의 질문이 주를 이뤘다.

현대차는 100여명의 커뮤니티 회원들과 남양연구소 투어 프로그램을 통해 ▲충돌시험장, 주행시험장, 수밀 테스트, 품질확보동 견학과 ▲담당 연구원들과의 질의응답 등을 통해 최고 품질의 자동차를 위한 자사의 노력과 개발현장을 고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소 투어 종료 후 고객들은 더 케이 호텔로 이동해 현대차 경영진 중 세 번째 답변자로 나선 곽진 부사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는 현장 참여 고객들의 질문과 함께 앞서 응모 고객 총 1512명의 질문을 종합해 답변을 했다.

질문의 주된 내용은 ▲내년 새롭게 선보일 신차와 신기술 관련 사항 ▲국내 고객의 입장에서 현대차에 바라는 희망사항 ▲현대차에 이야기하고 싶은 실제 이용상의 불편 및 개선 사항 ▲차량시승, 구매, A/S 등 고객이 현대차를 만나는 접점 관련 분야 등이 주를 이뤘다.

4개 유형별로 나눠 각각에 궁금증에 대해 곽진 부사장이 직접 답했다.

특히 이날 행사는 앞선 행사(김충호 대표이사 사장, 권문식 연구개발담당 부회장)와 달리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들을 포함한 일반고객들이 초청돼 가격 역차별, 서비스 불만 등 그 어느 때보다 날 선 질문들이 이어졌고 이에 대해 곽 부사장은 적극적이고 진중한 자세로 대답했다.

곽 부사장은 먼저 ‘현대차 에어백은 잘 안 터진다고 하는데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질문에 “에어백 작동 유무는 사고 발생 상황에서 에어백 센서 및 제어기에 감지되는 물리량의 특성에 따라 좌우되며 이는 전세계 모든 자동차 메이커가 동일하다”며 “안전 법규의 차이로 내수/북미 에어백의 차이가 있지만 작년부터 출시된 차량에는 북미와 동일한 어드밴스드 에어백을 확대 적용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그는 이어 “고객의 안전을 위해 다양한 안전사양(AEB, LDWS, SCC, BSD 등)을 준중형 차급까지 적용하고 있고 향후 소형 차급까지 확대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또한 ‘고객 소통 활성화를 위한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해달라’는 질문에는 “현대차에 대한 부정적 정서에 대해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고 신속하고 섬세한 고객 소통이 중요함을 통감하고 있다”며, “최근 고객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곽 부사장은 “고객과 함께하며 더욱 고객지향적인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며 참가자들에게 ‘H-옴부즈맨(Ombudsman)’제도를 제안했다.

‘H-옴부즈맨(Ombudsman)’제도는 ▲신차개발 ▲판매/서비스 부문의 질적 발전을 위한 미스터리쇼핑 ▲현재시판 중인 양산차들에 대한 상품운영 개선 등과 관련된 활동 및 제안을 별도로 구성된 고객 그룹이 담당하는 것을 말한다.

현대차는 H-옴부즈맨들의 의견을 검토해 수정 및 보완이 가능한 것들은 상품, 판매/서비스, 마케팅 등 국내영업 전반적인 부문에 반영하고 점진적인 혁신을 추구할 계획이다.

이 프로그램이 아직은 구체화 단계에 있지만 빠른 시일 내에 프로그램 기획을 완료해 고객 모집에 나설 것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간담회는 다소 긴장감이 흐르는 분위기 속에서 고객들의 불만과 우려사항, 판매/서비스 개선방안 등 평소 고객들이 현대차 측에 건의하고 싶었던 질문들이 허심탄회하게 오갔으며 이에 대해 국내 부문 책임자가 진솔하게 답변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 밖에 현장을 방문한 고객들은 소통방법에 대한 해결책과 직영서비스 센터 방문시 문제점 등과 같은 다양한 질문을 이어나갔고 이때마다 곽 부사장은 진중한 태도로 하나하나 꼼꼼히 답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간담회에 참석한 A씨는 "간담회 내용이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면서 "개인적으로 현대차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는데 오늘 간담회를 통해 다소 선입견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 B씨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름대로 진정성 있는회사의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 이런 자리가 꾸준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행사의 가장 큰 의의는 고객의 따가운 질책과 충고를 경영층이 직접 듣고 향후 개선책을 마련해나가는데 있다”며 “‘안티’라고 선을 긋기 보다는 내부 혁신의 계기를 만들어주는 소중한 조언자라고 생각하는 것이 최근 국내 부문의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