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훈 "12년 위헌 방치는 국회 직무유기"...국민투표법 전체회의 상정
재외국민 투표권 보장·투표 연령 18세 하향...10년 입법 공백 해소 '물꼬'
국힘 "사법개악 3법 위한 '악마의 거래' 의혹"...개헌용 정치 포석 반발
[미디어펜=김주혜 기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23일 재외국민의 국민투표권을 보장하고 투표 연령을 18세로 낮추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국민투표법 개정안'을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처리했다.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10년 넘게 방치된 입법 공백을 해소해야 한다는 민주당과, 이를 6·3 지방선거 개헌을 위한 '정치적 포석'으로 규정하는 국민의힘이 정면충돌했다.

민주당 소속 신정훈 행안위원장은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법안심사 제2소위원회에 계류 중이던 국민투표법 개정안들을 전체회의에 직권 상정했다.

   
▲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서범수 의원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행안위 전체 회의에서 국민투표법 개정안이 여당 주도로 안건으로 올라오자 이를 반대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행안위 전체 회의에서 국민의힘은 여당 주도의 국민투표법 처리에 반대해 표결에 불참했다. 2026.2.23./사진=연합뉴스


신 위원장은 "12년 동안 위헌 상황이 지속되면서 개헌이라는 정당한 국회의 권능과 국민의 요구가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막무가내로 미뤄두고 덮어두기만 하는 것은 국회의 당연한 직무를 유기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특히 "개헌 블랙홀이라는 주장은 과도한 억지"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행위조차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정당에서 정당한 직무 처리를 왜곡하는 것은 올바른 논리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입법 폭주'라며 항의했다. 행안위 야당 간사인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여야 합의도 없었을 뿐더러 야당이 위원장을 맡은 법안소위와 공청회도 거치지 않고 스킵해버렸다"며 "개헌 합의만 되면 하루이틀이면 될 일을 왜 지금 이렇게 일방적으로 처리하느냐"고 맹비난했다.

이후 서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의 단독 표결에 항의하며 전원 퇴장했다.

이날 가결된 개정안 대안은 헌재 결정에 따라 투표인 명부 작성 시 재외국민의 거소 신고 요건을 삭제해 참정권을 보장했으며 투표 연령을 만 18세로 하향하고 사전투표 및 딥페이크 이용 운동 금지 규정을 신설했다.

국민의힘 행안위원들은 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이 다수의 힘과 편법을 동원해 벌써 네 번째 입법 폭주를 자행했다"며 "제대로 된 검토 없이 국민투표법을 상정하는 것은 사법개악 3법을 본회의에 올리기 위한 '악마의 거래'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규탄했다.

이어 "과거 여섯 차례 국민투표가 모두 개헌을 위한 것이었듯 이번 역시 헌법 개정을 위한 사전 포석임은 누구나 알 수 있다"며 "국민적 합의 없는 일방적 진행은 국론 분열의 원인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우원식 국회의장은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며 국민투표법 개정안의 신속한 처리를 거듭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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