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GC 위협에 호르무즈 긴장 고조… 글로벌 에너지 해상 수송 ‘빨간불’
수에즈 재개 불투명·희망봉 우회 지속… 선복 감소로 운임 상승 압력
[미디어펜=이용현 기자]중동 지역의 무력 충돌이 격화되면서 글로벌 해상 물류의 핵심 축인 호르무즈 해협과 수에즈 운하가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데 이어, 재개 기대가 감돌던 수에즈 운하 역시 긴장 고조로 정상화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다. 업계에서는 두 항로의 우회 필요성이 동시에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해운 운임이 단기간에 급등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 아랍에미리트 푸자이라 해안에 유조선들이 정박해 있다./사진=연합뉴스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란 정예 부대인 혁명수비대(IRGC)는 미국의 이란 공격 직후 "해협을 지나는 선박을 모두 불태우겠다"며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에 대한 공격을 예고했으며, 그 결과 세계 최대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은 사실상 봉쇄됐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이 지역에서 군사적 긴장이 높아질 경우 원유·LNG 운송 선박의 운항 차질과 보험료 상승, 전쟁 위험 할증료 부과 등이 즉각 반영된다. 

실제로 과거 중동 지역에서 충돌이 발생했을 때도 유조선 운임과 해상 보험료가 급등한 사례가 반복돼 왔다. 

앞서 이란,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간 긴장이 고조됐던 2019년 오만만(호르무즈 해협 인접 해역)에서 상업용 유조선들이 연이어 피격·파손되자 화물선 보험료와 함께 유가 상승이라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당시 블룸버그에 따르면 해당 사건 이후 이미 인상된 페르시아만의 전쟁 위험 보험료가 초대형 유조선의 경우 5만 달러에서 18만5000달러로 급등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이번 호르무즈 해협 역시 ‘봉쇄 현실화’ 여부와 관계없이 위험 프리미엄이 선반영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또한 수에즈 운하 역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앞서 국내 해운사를 포함해 글로벌 선사들은 2023년 10월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선박 공격 이후 잇따라 수에즈 항로 운항을 중단하고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했다. 이로 인해 전 세계 컨테이너 선복의 약 6~8%가 사실상 항해 일수 증가에 묶이며 공급 축소 효과가 발생했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국면 속에서 수에즈 운하 재개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거론됐지만 중동 긴장이 재차 고조되자 머스크 등 주요 글로벌 선사들이 안전 문제를 이유로 운항 계획을 철회하거나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업계에서는 글로벌 선사들과 마찬가지로 국내 해운사들이 수혜를 누릴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컨테이너선과 유조선, LNG선 모두 위험 프리미엄과 운항 거리 증가에 따른 운임 인상 효과를 일부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간 시장에서는 홍해 리스크 완화와 수에즈 운하 재개 가능성이 신조선 인도 물량 증가와 맞물리며 ‘공급 과잉’에 따른 운임 하락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그러나 수에즈 운하 정상화 전망이 다시 불확실해진 데다 호르무즈 해협 변수까지 더해지면서 단기적으로는 오히려 이중의 운임 상승 요인이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통항이 제한되고 수에즈 운하 대신 희망봉을 경유하는 상황이 겹칠 경우 아시아~유럽 노선은 평균 10~14일 이상 항해 기간이 늘어난다.

해운업계 내 한 관계자는 “항차 지연은 선박 회전율을 떨어뜨려 동일한 선복으로 처리할 수 있는 물동량을 줄이는 효과를 낳는다”며 “결과적으로 시장에서 체감하는 공급이 감소하면서 단기적으로 운임 상승 압력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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