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폭락, 가벼워진 유류비…고효율보다 ‘고출력’

[미디어펜=김태우기자]친환경차량이 업계의 블루칩으로 급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내년 자동차 내수시장에 SUV와 대형 세단의 인기가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SUV 수요는 늘고 중·소형 수요는 줄어드는 추세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 반면 고유가에 소외됐던 대형세단이 신차효과와 함께 폭락한 유가로 다시 인기를 끌며 판매가 늘 것이란 분석됐다.

   
▲ 제네시스 EQ900/미디어펜DB
18일 관련업계에따르면 최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2016년 자동차 산업전망'을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내년도 승용차는 내수 시장에서 올해보다 4.2% 감소한 122만대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승용차의 차급별 판매 비중은 경차와 대형차 등 양극단에 있는 차급의 판매가 올해보다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SUV는 내년에 전년 대비 0.4% 증가한 45만대가 국내시장에서 판매돼 내수 시장 점유율 37%로 최대 차급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사태로 디젤차 판매가 둔화했음에도 레저문화 확산 등으로 전반적인 시장 수요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기아차의 친환경 SUV 니로, 르노삼성 QM5의 후속인 중형 SUV, 쌍용차의 소형 SUV 티볼리 롱바디 등 각 회사마다 벌써 기대를 모으는 신차 출시가 예정된 점도 판매 확대가 점쳐지는 주된 이유로 꼽혔다.

올해 9월 판매가 중단된 기아차의 모하비도 내년 2월 유로6 기준을 맞춰 판매가 재개된다.

대형차는 내년에 전년 대비 5.2% 증가한 17만6000대가 판매돼 SUV에 이어 점유율 2순위인 14.5%를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 기아자동차 신형 K7/기아자동차
현대차의 고급브랜드 제네시스 EQ900를 비롯해 기아차의 K7, 현대차의 그랜저 등 볼륨 모델 신차 출시가 예정된 점이 주요 요인이다.

경차는 내년에 신차 효과 등으로 전년비 1.4% 증가한 15만5000대가 판매되면서 승용차 내수 판매에서 3순위인 12.7%의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중·소형 차량은 경차와 다목적형으로 수요가 옮겨가면서 판매가 줄 것으로 예상됐다.

중형차의 경우 르노삼성의 한국형 탈리스만, 한국GM의 말리부 등 신차 출시가 예정돼 있지만 역시 다목적형과 대형차로의 수요이전 영향 등으로 내년에 전년비 18.2% 감소한 16만4000대가 판매돼 시장점유율 13.5%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소형차도 기아차의 친환경 전용모델 아이오닉, 현대차의 신형 i30 출시가 예고돼 있지만 경차와 다목적형으로 수요가 몰려 내년에는 올해 대비 12% 감소한 19만2000대가 팔려 점유율이 15.8%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저유가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 대형차와 SUV 판매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소형차 시장 침체로 인해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