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고이란 기자] 올해 이동통신 업계는 유독 많은 변화를 맞았다. 통신 요금은 데이터 중심으로 전환했고 중저가 스마트폰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 서울 용산의 한 휴대전화 매장에서 관계자가 휴대전화 모형을 정돈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과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을 선점하려는 업계의 노력이 이어졌으며 하반기에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 이슈로 조용할 날이 없다.

단통법 효과 '글쎄'

정부가 가계통신비 절감과 불법 보조금 근절을 위해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을 시행한지 1년이 넘었다.

먼저 통신 3사의 이동통신 가입비가 19년 만에 전면 폐지되는 효과를 거뒀다. KT와 LG유플러스가 지난 3월 이동통신서비스 신규 가입자에게 부과해온 가입비를 폐지한 것이다. SK텔레콤은 이미 지난해 11월 가입비를 없앴다.

가계통신비도 줄었다. 올해 400만명이 넘는 가입자가 단말기 보조금 대신 요금 할인을 받는 요금제를 선택했다. 또한 LTE 가입자 4000만명 시대를 맞아 통신 3사는 음성요금 중심에서 데이터요금 중심으로 파격적인 혜택의 요금제를 선보였다.

통계청이 분석한 ‘올해 3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전국 가구당 월평균 통신비 지출은 14만5200원으로 전년동기 15만1100원과 비교해 3.9% 줄었다. 2분기와 비교해도 1.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고가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중심의 시장에서 중저가 스마트폰의 약진도 눈에 띄었다.

LG유플러스는 10만원대 스마트폰 ‘화웨이 Y6’를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저가폰 시장에 뛰어들었다. SK텔레콤도 TG앤컴퍼니와 손잡고 ‘루나’를 출시했다. 루나는 출시 3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5만대를 바라보고 있다.

미래부는 조사결과 지난 8월 기준으로 70만원 이상 스마트폰 판매 비중이 51.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법 시행 전인 지난해 7~9월 기준 54.4% 보다 약 3% 하락했다. 반면 40만원 미만 저가폰은 14.1%에서 28.1%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 밖에도 소비자를 위한 제도가 속속 시행됐다. 토·일요일에 휴대전화를 구입해도 바로 개통할 수 있게 됐됐으며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이동통신 영업점에서 종이 가입신청서 대신 태블릿PC를 사용하게 됐다.

IoT·5세대 이동통신 '주목'

신성장동력을 향한 통신3사의 행보도 힘차다. SK텔레콤은 세계 최대 통신용 반도체 제조업체인 퀄컴과 손잡고 5G 단말 프로토타입 개발할 계획이다. 지난 10월에는 분당 종합기술원에 5G글로벌 혁신 센터의 문을 열었다.

KT는 지난 7월 우면 사옥에 5G R&D 센터를 개소했으며 오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공시 후원 통신사로 5G 시범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5G 조기상용화를 목표로 지난 10월 IoT 기술 인증 센터에 이어 이달 초 5G 기술시험센터를 오픈했다.

이에 발맞춰 정부는 5세대 이동통신 5G의 세계 최초 상용화를 추진하고 IoT를 새로운 먹거리로 삼아 오는 2017년까지 2500여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미래부는 네트워크 고도화 일환으로 ▲ 2017년 '기가인터넷'망 전체 90%로 확대 ▲ 5G 이동통신 서비스 2018년 시연 및 2020년 상용화 ▲ 3배 빠른 공공 와이파이 시설 1만개소 확보 등의 과제를 추진한다.

하반기 핫이슈 SK-CJ헬로비전 인수합병

통신3사의 신기술 경쟁에 이은 유료방송 이슈도 뜨겁다. SK텔레콤은 지난달 2일 이사회를 열고 CJ헬로비전을 인수하기로 의결했다.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한 뒤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하면 매출 4조원, 가입자 750만명을 보유한 대형 유료방송 사업자가 탄생한다.

SK텔레콤은 합병을 통해 유료방송의 고질병인 가입자 유치 위주의 양적 경쟁에서 벗어나 서비스 중심의 질적 경쟁으로 전환할 것이라 강조했다. 하지만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는 오히려 독점을 강화해 요금인상, 통신 산업 위축 등 업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 지적했다.

SK텔레콤은 이미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신청서를 정부에 제출했으며 내년 2월 중 당국의 허가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업계관계자는“올해도 유난히 이슈가 많았지만 SKT 인수합병 신청 결과 발표와 정부의 단통법 개선책 발표 등이 예정된 내년에도 만만치 않은 한해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