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문 전문
아래는 정연주 전KBS사장이 28일 국가와 KBS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였다는 내용의 언론보도문전문이다.


오늘 저는 만 4년 전, 국가 권력기관들이 총동원되어 자행했던 저의 KBS 사장직 불법적 해임에 대해 그 책임을 물어 국가와 KBS를 상대로 하여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저에 대한 불법적 해임 사건은, 사회적 공공재인 공영방송을 정권의 손아귀에 종속시켜 정권 방송으로 만듦으로써, 방송과 언론의 독립성을 심대하게 저해한 사건입니다. 그 과정에서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공적인 권력을 이명박 대통령을 중심으로 하는 정치집단이 사유화하고 남용한 대표적 사례라고 봅니다.

이에 따라 국가와 KBS의 공동 불법행위로 인해 제가 입은 정신적 실질적 손해에 대한 배상 책임을 묻게 되었고, 아울러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권력의 사유화와 남용행위가 위법하다는 엄중한 심판이 있어야 한다고 여겨, 국가와 KBS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저에 대한 해임의 위법성과 부당함은 법원의 판결로 이미 증명되었습니다. 저의 해임에 '개인비리'라는 핵심요인으로 작용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죄'는 1심 무죄 판결(2009.8.18)과 2심 무죄판결(2010.10.28)에 이어 지난 1월 12일 대법원에서도 최종적으로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해임처분 무효'를 다툰 행정소송에서도 해임처분이 위법하니 취소하라는 판결이 1심(2009.11.12)과 2심(2011.1.14)에 이어 지난 2월 23일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확정되었습니다.

이처럼 법원에서 해임의 위법성과 부당함을 판결했음에도 불구하고 위법부당한 해임 행위에 책임이 있는, 이명박 대통령을 정점으로 하는 국가기관과, 해임을 실질적으로 이행한 KBS는 대법원의 확정 판결이 내려진지 무려 6개월이 지나도록 마땅히 취해야 하는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의 법률대리인은 지난 3월 26일과 4월 30일 두 차례에 걸쳐 KBS에 마땅한 조치를 취하라는 내용증명을 보냈으나 지금껏 아무런 응답이 없고, 저의 해임 제청안을 의결한 KBS 이사회(2008.8.8)에도 지난 5월 23일 같은 내용의 내용증명을 보냈으나 지금까지 아무런 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저의 법률대리인은 KBS에 보낸 내용증명에서 "해임 처분의 부당성이 대법원의 확정 판결로써 이미 확인되었고, 또한 기소된 형사 사건(배임혐의)에 대해서도 무죄가 확정되었다"고 밝히고 "◇ 의뢰인 본인(정연주)이 해임취소 판결에 따라 공사(KBS) 사장으로서 근무할 권한에 대한 공사가 예정한 조치와 명확한 처리 방향의 입장 표명 ◇ 의뢰인 본인의 '해임기간 동안의 임금 및 퇴직금'은 물론 ◇ '정신적 경제적' 손해의 배상 등을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5월 23일 KBS 이사회에 보낸 내용증명에서도 이러한 사실을 알리면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사회에 보낸 내용증명에서 저의 법률대리인은 "국민의 소중한 시청료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인 한국방송공사로서 공적인 조치에 대한 책임있는 답변과 조치를 취할 책무가 존재함에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은 지극히 비상식적인 처사"라고 지적하고 "비록 (2008년 8월 8일 해임 제청안을 의결한 당시의 이사회) 구성은 바뀌었으나, 연속성있는 이사회로서도 한국방송공사가 책임있는 조치를 취하도록 할 의무가 존재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 내용증명에 대한 입장과 조치를 6월 4일까지 답신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지금까지 아무런 응답이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더 이상 기다려봐야 책임 있는 답변이 있을 것으로 보여지지 않아 오늘 국가와 KBS에 대해 불법적 해임에 대한 책임을 묻고, 권력 사유화와 남용 행위에 엄정한 법적 판정이 필요하다고 보아 소송을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KBS 사장직에서 강제 해임된지 벌써 만 4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 4년의 세월 동안 형사소송(배임혐의)과 행정소송(해임처분 무효소송)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권력집단과, 정권친위대가 장악하고 있는 국가공영방송인 KBS는 두 개의 법정에서 내린 판결 내용과 정신을 깡그리 무시해 왔습니다. 이런 오만과 무책임, 뻔뻔함에 대해서는 역사의 심판은 반드시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있을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이들에 대한 법의 심판이 꼭 있을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