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항일 기자] 지난 주 미국이 제로 금리시대의 종식과 함께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내년도 주택시장의 전망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올해 분양시장 훈풍과 함께 온기 가득했던 아파트 시장은 다소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에는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하다가 하반가 상승폭이 둔화되는 '상고하저'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 2016년 도시별 신규입주 물량/자료제공=부동산114

올해 아파트 시장은 지난해 발표된 7.24, 9.1 대책 등 주택시장 활성화로 인한 규제 완화와 함께 저금리 등으로 오름세가 뚜렸했다.

거래량과 매매가격도 최고치를 경신하며 상승세를 보였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2015년(1월~10월)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는 68만 7771건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간(57만 9556건)과 비교해 18.7%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매가격은 5.18% 상승해 2014년 동기간 (2.72%) 보다 2.46%포인트 올랐다. 전용 85㎡이하, 3억원 이하의 저가 중소형 아파트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면적별로 전용 60㎡ 이하가 43.7%, 60㎡ 초과~85㎡ 이하가 41.3%. 85㎡ 초과~135㎡ 이하가 12.2%, 135㎡ 초과~165㎡ 이하가 2.2%, 165㎡ 초과가 0.7% 였다.

가격은 1억원 초과~3억원 이하가 56.9%로 가장 많은 거래 비중을 보였고 3억원 초과~5억원 이하(20.9%), 1억원 이하(14.5%), 5억원 초과~8억원 이하(5.9%), 8억원 초과(1.9%) 등이었다.

내년 아파트 매매 시장은 전세난에 따른 실수요 매매 전환 흐름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올해 같은 상승폭은 기대하기 어렵다.

대출조건이 까다로워지는 것도 오름세 둔화의 요인이다. 대출 조건 강화 및 원리금 분할상환이 내년부터 시행되면, 자영업자 등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사람은 주택 자금 마련도 어려워질 전망이다.

▲분양시장 '부담' 가중

업계에 따르면 올 한해 전국적으로 51만7398가구(예정물량 포함)의 아파트가 신규 공급됐다. 지난해(33만854가구)와 비교해서는 56.4%(18만6544가구) 늘었고, 2000년 조사 이래 최대 규모다.

수도권의 분양물량 증가 폭이 컸다. 수도권은 2015년 29만395가구가 공급되면서 2014년(12만 463가구)보다 141.1%(16만9932가구) 늘었다.

서울은 2014년(3만156가구) 대비 67.9%(2만463가구) 증가한 5만619가구(예정물량 포함)가 공급됐다.

경기는 157.8%(13만1014가구)증가한 21만4044가구(예정물량 포함)가 공급됐다. 동탄2신도시(1만7519가구), 광교신도시(3875가구), 위례신도시(751가구) 등 신도시 위주로 분양물량이 많았다.

인천은 지난 9월 첫 뉴스테이로 공급된 ‘e편한세상도화’ 2653가구, ‘송도더샵센트럴시티(RM-2 B/L)’ 2610가구 등 2014년(7,277가구) 대비 253.6%(1만8455가구) 증가한 2만5732가구(예정물량 포함)가 공급됐다.

올해 전국 청약경쟁률은 11.76대 1로 2014년 7.44대1 보다 청약경쟁률이 상승했다. 서울은 서초구 34.89대 1, 강남구 34.41대 1, 강서구 29.56대 1 등 강남권이 선방했다. 경기는 위례신도시 160.52대 1, 광교신도시 18.09대1 등에서 청약경쟁률이 높았다.

대구 84.13대 1, 부산 75.7대 1, 울산 44.8대 1, 광주 38.09대 1 등 지방 분양시장도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1순위 청약자격 단축(24개월→12개월)등 청약제도의 개선으로 청약시장의 진입문턱이 낮아지며 청약경쟁률을 높이는데 기여했다.

분양시장의 호조세가 뚜렷한 가운데 분양가격도 높아졌다. 2015년 3.3㎡당 평균분양가격은 988만원이다. 2014년(941만원)과 비교해 5%(47만원) 비싸졌다. 서울 강남권역의 재개발·재건축 공급과 대구와 부산 등지의 도심 분양이 2015년 분양가 상승을 견인했다.

지역별 재개발·재건축 단지의 3.3㎡당 평균분양가는 서울은 2014년 1944만원에서 2015년 1982만원으로 올랐고, 부산은 1003만원에서 1100만원으로 올랐다. 대구는 847만원에서 1026만원으로 올랐다.

내년에도 28만~32만 가구의 분양 물량이 쏟아져 나올 전망이다.

부동산114는 2016년에도 신규분양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단지별이나 지역별 청약 쏠림 현상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변수는 단기간 급증한 공급물량과 대출규제 강화다. 공급조절카드의 일환으로 집단대출 규제가 강화되면 분양 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고, 투자 수요도 감소해 분양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공급물량 급증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나면, 내년에는 공급 조절도 일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고개를 들고 있다.

남상우 부동산114 연구원은 “최근 지역에 따라서는 다소 미분양이 증가하고 있기도 하고 올해 한번에 많은 물량이 쏟아진 만큼 2016년 분양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