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지난 6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부터 비상경영에 돌입한 아시아나항공이 새해에는 지점 통폐합과 희망퇴직 등으로 허리띠를 더 바짝 졸라맨다.

2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7월 21일과 22일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비상경영 설명회를 연 데 이어 이달 24일에는 전체 임원과 조직장 140여명을 대상으로 경영정상화 설명회를 열었다.

아시아나항공은 경영악화로 고강도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보고 ▲ 지점 통폐합에 따른 지점장 36명 철수 ▲ 예약·발권부서(CQ) 아웃소싱 ▲ 국내 공항서비스 아웃소싱 ▲ 객실승무원 운영 변화 ▲ 임원 임금삭감 및 차량 반납(본부장 포함) ▲ 희망퇴직 ▲ 필요한 경우 안식휴직 시행 등의 방안을 검토했다.

최종안은 30일께 확정되지만 검토된 방안 대부분이 실제 추진될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나항공은 2003년 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로 여행 수요가 급감했을 당시와 고유가로 경영부담이 컸던 2008년, 실적악화를 겪은 2013년에도 희망휴직을 시행한 바 있다.

1998년 외환위기 직후와 2001년 9·11 테러 때는 의무적으로 무급휴직을 하도록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2009년 말 금호아시아나그룹 전체 유동성 위기 당시 채권단과 일종의 구조조정 절차인 자율협약을 맺어 작년 12월 종결했다고 공시했지만, 여전히 채권단에 5천억원 이상 빚을 지고 있다.

중국과 일본 등 중단거리 노선에 특화된 아시아나는 메르스 사태로 대한항공보다 더 큰 충격을 받았으며 제주항공, 진에어 등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중단거리 노선 점유율을 높이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시아나는 메르스 사태로 6∼8월 석 달간 약 1천500억원의 손해를 봤으며 특히 저유가와 환율 효과로 항공승객이 늘었음에도 판매단가가 낮아지고 총비용이 늘면서 좌석당 수익률이 떨어져 적자가 구조화되는 상황이다.

올해 3분기 별도기준 부채비율은 997.4%이다.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지난 8월 초대형 항공기인 A380기종을 제외한 나머지 여객기에서 퍼스트클래스를 없애고, 새로 추진하는 LCC 에어서울에 비수익 노선을 넘겨 단거리 노선 수익을 개선하겠다고 발표했다.

최근에는 탑승률이 저조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인도네시아 발리, 미얀마 양곤노선 운항을 내년 봄부터 중단하기로 했다.

비수익 노선을 정리하고, 철저히 실리를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의 한 직원은 "유가가 높을 때는 높아서 위기라더니, 유가가 내리니까 내려도 위기라고 한다. 도대체 몇 년째 위기상황이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직원들은 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오는 29일 금호산업 채권단에 경영권지분 인수대금 7228억원을 완납하고 그룹을 다시 품에 안는 데 대해서도 환영보다는 우려하는 시각을 보낸다.

인수대금 중 5700여억원이 빌린 돈이라 금융비용과 투자자 수익을 어떻게 감당할지 걱정하는 것이다.

박 회장은 새로운 지주회사 금호기업을 중심으로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 등 그룹 전체의 판을 새로 짜고 있으며 이를 반영해 내년 2월 1일 자로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