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피크제, 확대적용VS결사반대…노사갈등 불씨 남아

[미디어펜=김태우기자]연내타결을 목표로 하던 현대차 노사의 임단협이 잠정합의안 찬반투표에서 가결되며 최종타결 됐지만 갈등의 불씨가 남아있다는 점이 아쉽다.

6개월간의 기나긴 마라톤협상의 종지부를 찍는 데는 성공했지만 임금피크제와 통상임금 확대안 등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 현대차 노조는 29일 전체 조합원 4만8850명을 대상으로 올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한 결과 투표자 4만2149명(투표율 86.28%) 가운데 2만5172명(59.72%)이 찬성했다. 노사는 이로써 올 임단협을 최종 마무리하고 이번 주 중 조인식을 갖는다./미디어펜DB

현대차 노조는 29일 전체 조합원 4만8850명을 대상으로 올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한 결과 투표자 4만2149명(투표율 86.28%) 가운데 2만5172명(59.72%)이 찬성했다. 노사는 이로써 올 임단협을 최종 마무리하고 이번 주 중 조인식을 갖는다.

6개월간 이어진 임단협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연내 타결하자는 데 노사 모두 공감대를 이뤘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게 현대차를 비롯한 업계 전반의 분석이다.

현대차 노사의 임단협 잠정합의안은 임금 기본급 8만5000원 인상, 성과급 300%+200만원 지급, 고급차 론칭 격려금 50%+100만원, 품질 격려금 50%+100만원, 주식 20주, 소상인·전통시장 활성화와 지역경제 기여를 위해 재래시장 상품권도 1인당 20만원 지급 등이다.

성과격려금 축소 등을 고려하면 지급액이 전년대비 300만원 이상 줄고 전년대비 연봉 또한 많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노조가 회사 발전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필요성에 공감하고 위기극복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전년대비 영업이익 감소뿐 아니라 미국 금리 인상으로 인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 중국 경제 둔화로 인한 시장수요 축소, 제네시스 브랜드 런칭 및 EQ900 출시 및 생산대응 등이 노조의 임금인상 및 성과금 축소를 받아들일 수 있었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현대차 노사의 임단협 이 타결되며 침체한 지역경제계와 자동차 협력업체들은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현대차는 마냥 좋아 할 수 는 없는 분위기다.

이번 임단협에서 깔끔하게 해법을 찾아내지 못한 쟁점인 임금피크제와 통상임금 확대안이 향후 노사관계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가장 민감한 현안을 내년 차기 과제나 노사협상 안건으로 제쳐둔 셈이어서 노사의 부담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이 두 안건은 노사관계에 악영향을 주는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얼마전 교체된 집행부가 강성노조인 점을 미루어 보면 내년 협상도 가시밭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전 노조집행부의 한 간부는 "내년에는 임금피크제 협상 문제가 노사관계를 어렵게 할 것이다"며 "그러나 한 발씩 양보하면 적절한 타협점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지역 상공계 관계자는 "올해 울산 수출이 작년보다 20% 이상 급감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노사 갈등은 지역경제에 어려움을 더 할 뿐이다"면서 "현대차 노사가 앞으로도 지역경제를 위해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임단협 타결로 현대차 노조는 내년부터 주간 연속 2교대제 근무시간(8시간 + 9시간)을 1시간 단축해 8시간(1조 근무자) + 8시간(2조 근무자) 형태로 운영하고 장시간 노동과 심야 근로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로 했다.

노사는 주중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윤갑한 사장과 박유기 위원장 등 노사 교섭대표 50여명이 참석한 임단협 타결 조인식을 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