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마진 개선에 따라 1년만에 실적반등 성공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지난해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재고 손실로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던 정유업계가 1년 만에 실적반등에 성공하면서 큰 폭의 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 지난해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재고 손실로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던 정유업계가 1년 만에 실적반등에 성공하면서 큰 폭의 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미디어펜=백지현 기자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4사의 올해 영업이익은 5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11년 최대 규모의 영업이익(7조 2079억원)을 기록한 이래 최대치다.

지난해 1조5000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셈이다.

이처럼 올해 실적반등에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유가하락에 따른 석유제품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정제마진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또한 정유사들의 체질개선 작업도 실적개선에 한 몫 했다. 저유가는 석유제품의 하락과 정제마진의 악화로 이어져 정유업계에서는 악재로 치부되는데, 저유가 상황에서도 지속적인 고도화 설비 비율을 높이고, 고부가가치 제품의 비중을 늘림으로써 실적향상에 힘을 보탠 것.

이 같은 정제마진 강제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글로벌 업체들의 정유설비 신규증설에도 불구하고 가동률은 올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저유가로 수요증가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원유판매가격(OSP)는 계속 인하될 것으로 보여 국내 정유사들이 원유를 구입하는 비용도 절감될 것으로 보인다.

이존아단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 주요 산유국들이 이란핵 협상 타결 이후 시장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원유 생산량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중장기적으로 아시아 정유업체들과 국내 기업에 원유도입 비용감소로 이어져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오정일 신영증원 연구원은 “내년 두바이 유가를 연평균 배럴당 44달러, 연말 배럴당 50달러로 가정해 저유가 수혜로 인한 정유업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올해는 일회성비용이 약 7000억원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는데 내년에는 해당 일회성비용이 소멸되고 약 2000억원의 재고이익이 발생해 1조 734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저유가가 장기화되면 세계 경제의 디플레이션 우려도 커지기 때문에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재품수요가 크게 늘면서 정제마진을 견인해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났지만, 디플레이션 등의 우려가 이어질 수 있어 낙관할 수만은 없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고도화설비의 비중을 높이는 등 체질개선 노력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