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패션 시장은 체험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한편 사물인터넷(IoT)·캐릭터·복고 열풍에 편승한 상품이 큰 인기를 끈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삼성패션연구소가 내놓은 '2015년 패션시장 10대 이슈와 2016년 패션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는 재화 소비를 넘어 체험과 경험을 중요시하는 소비 패턴이 주목받았다.

유행하는 브랜드나 제품에 집중했던 소비자의 눈이 여행, 운동, 요리 등 생활 속 체험과 경험을 소비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패션업계 역시 소비자들에게 제품이나 브랜드 자체만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어렵기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을 '상품을 파는 곳'에서 소비자에게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바꾸고 있다.

인터넷으로 전문가 의견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되면서 합리적인 가격에 꼭 필요한 기능이 포함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를 따지는 소비자가 많아진 것도 특징이다.

이런 경향은 소비심리 위축 속에 한정된 돈으로 후회 없는 소비를 하겠다는 고객들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삼성패션연구소는 분석했다.

또한 올해 패션업계에서는 다른 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사물인터넷과 각종 패션 상품간의 접목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당초 스마트 워치나 스마트 밴드 같은 상품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엔 이런 패션과 사물인터넷의 만남이 의류와 잡화 등으로 확대되는 경향을 보인다.

실제로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올해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 2015)에서 스마트 정장 등을 선보였고, 코오롱FnC의 잡화브랜드 쿠론은 가방 속 스마트폰 상태를 가방 겉면에 불빛으로 표시해주는 스마트백 '글림'을 내놨다.

스누피·스폰지밥 등 전통적인 만화 캐릭터는 물론 카카오프렌즈로 대표되는 모바일 메신저 캐릭터까지 다양한 캐릭터와 협업한 패션 제품이 등장한 점, 헐렁한 느낌의 오버핏 아우터와 와이드 팬츠 등 1980년대를 연상시키는 복고풍 제품이 인기를 끈 점도 눈에 띈다.

이외에도 연구소는 ▲소비침체 속 복종·업종을 뛰어넘은 무한 경쟁 ▲쿡방 열풍에 따른 쉐프 마케팅 ▲몸과 마음을 달래주는 '힐링상품' 인기 ▲해외직구·역직구 발달 ▲핀테크와 물류 선진화를 통한 O2O서비스 경쟁 등을 올해 패션업계의 주요 이슈로 꼽았다.

연구소는 내년에도 자신만의 취향에 집중하는 소비자가 늘고 브랜드 자체가 소비의 기준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패션 산업이 소비자의 취향을 공략하는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션 스타일의 경우 다채로운 프린트와 패턴이 돋보이면서도 실용적인 제품이 인기를 끌 전망이고, 복고 열풍과 계절을 넘나드는 의류·잡화가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소는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