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 만족 못해도 적자 경영 허덕이는 회사 살리기 위해..."

[미디어펜=고이란 기자]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는 조선업계. 평행선을 달리던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노사는 임금협상을 마무리 지으며 회사를 살리는데 뜻을 함께 해 주목받았다.

2일 병신년(丙申年)을 시작하며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에 을미년(乙未年)을 마무리하는 소감을 물었다. 

   
▲ 권오갑 사장과 백형록 노조위원장을 비롯해 노사 교섭위원들이 조인식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먼저 김진호 현대중공업 노조 정책기획실장은 “1만7000여명 조합원들의 소중한 뜻에 따라 임금협상을 마무리하면서 더 큰 책임감을 갖게 된다”며 “아직 많은 부분 부족하다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적자경영에 허덕이는 현대중공업을 되살리고 2016년 노조 사업을 위해 잠정합의 할 수 밖에 없었다”며 “이제 회사 경영진들은 적자경영을 돌파할 수 있는 구체적 대안을 마련해 제시해야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을미년 가장 힘들었던 일에 대해 “새로운 집행부가 꾸려진지 한 달밖에 안됐다”며 “아무래도 지난 집행부가 마무리하지 못한 임금협상을 해를 넘기기 전 마무리해야한다는 압박감이 가장 힘들었다. 정년퇴임하는 직원들도 임금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고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실장은 “2016년에는 총 고용보장에 중점을 두고 단체협상과 임금협상 요구안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 2015년 부족했던 인상액을 충족시키는 사업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현대중공업은 6개월에 걸친 협상 끝에 8894명의 찬성표(58.78%)로 잠정합의안이 통과됐다.
 
합의안의 주 내용은 ▲기본급 동결(호봉승급분 2만3,000원 인상) ▲격려금 100%+150만원 ▲자격수당 인상 등 임금체계 개선 ▲성과금 지급 기준 개선 ▲사내근로복지기금 20억원 출연 ▲특별휴가 1일(1/11) 등이다.

   
▲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왼쪽두번째)이 지난 6월 2015 단체교섭 상견례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대우조선해양 노조 홈페이지
대우조선해양은 임금협상을 시작한지 4개월여 만인 지난 9월, 4340명의 찬성표(63.2%)를 얻어 노사 임금협상 합의안이 통과된 바 있다. 
 
합의안의 주 내용은 ▲기본급 동결 ▲품질향상장려금 3만원 지급(생산직군 대상) ▲경영위기 조기극복 및 성과달성격려금 기준임금의 200% 지급 ▲교섭타결격려금 130만원 지급 ▲무사고·무재해 작업장 달성을 위한 격려금 100만원 지급 ▲주식매입지원금 기준임금의 50% 지급 ▲회사주식 150주 지급 등이다.
 
임금협상과 관련해 김일영 대우조선해양 노조 부위원장은 “굉장히 힘든 한해였다. 5만여 가족이 회사 정상화를 주진하기 위해 큰 뜻으로 기본급을 동결했다”며 “현장에서 불만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회사 살리는게 우선이라고 생각해 뜻을 모았다”고 돌아봤다.
 
올해 가장 힘들었던 순간에 대해 김 부위원장은 “채권단이 자금 지원을 받으려면 노조가 임금동결과 파업권을 포기한다는 동의서를 제출해야한다고 했을 때”라며 “3조의 적자는 전 경영진의 잘못인데 채권단은 마치 우리의 잘못인 것처럼 몰아가갔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2016년에는 임금도 인상하고 수주도 잘돼서 조합원들이 마음 편안하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