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갑 "흑자달성 못하면 시장은 더 이상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정성립 "실추된 우리의 자존심과 희망을 회복하는 2016년"
박대영 "위기라고 해서 모든 기업이 쓰러지진 않는다"

[미디어펜=고이란 기자] 병신년(丙申年)을 맞이하는 조선 빅 3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CEO들의 공통된 경영화두는 ‘경쟁력’이다. 이들은 하나같이 ‘위기’를 강조하며 살아남기 위해 경쟁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4일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 연말 흑자를 달성해 재도약의 기회로 삼으려 했지만, 해양프로젝트와 관련해 예상치 못한 손실이 발생하면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고 회고했다.

   
▲ (사진왼쪽부터)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사진=연합뉴스.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권 사장은 “일감 확보를 위해 조선, 해양, 플랜트에서 무리하게 수주한 것이 우리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권 사장은 올해 경영방침을 ‘Change Together(다 함께 변하자)’로 정하고 임직원들에게 원점에서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하자고 주문했다.

매출 21조6396억원, 수주 195억달러 등 구체적인 올해 사업계획도 밝혔다. 공격적인 목표지만 다 같이 최선을 다한다면 불가능 할 것 없다고 권 사장은 호소했다.

특히 권 사장은 “목표달성을 위해 현대중공업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안주하지 말자”고 강조했다. 이어 “각 사업본부마다 독자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사업대표가 각 사업의 사장 역할을 하는 사업본부 책임경영체제를 정착해야한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권사장은 “‘현대정신’의 열정과 신뢰를 회복하고 자기분야의 기본으로 돌아가 새로운 생각과 정신으로 일한다면 작은 변화로도 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의지를 다졌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지난 한해는 창사 이래 가장 어려운 한 해였다”며 “회사의 정상화라는 무거운 과제와 마주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 사장은 현재의 위기 상황을 2차 세계 대전 당시에 비유했다. 이어 영국 처칠 수상이 “피와 땀과 눈물 밖에 드릴게 없다”며 국민들의 고통과 인내를 호소했던 때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 사장은 대우조선해양이 강인한 생존력을 갖춘 무적함대로 거듭나기 위해 ‘해양 프로젝트 적기 인도’와 ‘원가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을 주문했다.

정 사장은 “올해 다수의 해양프로젝트를 인도해야하지만 모두가 만만치 않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조직들의 원활한 소통과 협조가 필수적이며 회사의 모든 역량을 투입할 것이라 강조했다.

또한 원가를 철저하게 관리하지 못해 납기와 원가 모두 놓치는 잘못을 범하게 됐다고 자성하며 올해부터 비용의 주체를 명확히 하는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다시 흑자 기조를 복구할 것이라 독려했다.

정 사장은 회사 전반에 걸친 극한의 비용절감과 보수적인 자금운용에 대해 이해를 구하며 “향후 회사 경쟁력의 근간이 될 연구개발 및 기술력 향상과 업계 최고 수준의 생산성 달성을 위해 필요한 투자는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정 사장은 지난해 잇달아 발생한 화재사건을 의식한 듯 “올해 한 건의 안전사고도 없는 무재해 작업장을 달성해 줄 것”을 거듭 강조했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도 해양프로젝트의 공정 준수를 주문했다. 박 사장은 “이미 공정지연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면서 “추가 지연, 안전, 품질문제 등이 발생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또한 선박사업도 고객에게 더 많은 이익을 주기 위해 노력할 때 진정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특히 박 사장은 “위기 앞에서 주인의식으로 무장해야 한다”며 “내가 주인이라고 생각하면 회사 내의 온갖 것들이 예전과 달라 보이고 노사의 갈등도 불필요하게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도요타와 지멘스의 위기 극복 사례를 언급하며 “위기 앞에 하나 되는 노사관계를 만들어 가자”고 각오를 다졌다.

박 사장은 “위기라고 해서 모든 기업이 쓰러지진 않는다”며 “위기 속에 숨어있는 기회를 잡으려는 악착스런 모습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