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에게 좋은 경선구도 될 수 있다
어제 안철수 원장이 오랜 숙고 끝에 드디어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어제 선언과 기회회견 내용을 보면, 기성 정치와는 완연히 다른 정치를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런 의미에서 현 시점에서 단일화 논의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에게 한 자리에 모여 국민을 증인으로 선의의 정책 경쟁을 약속하자며 내일이라도 당장 만날 것을 제안했다.

안철수 씨의 출마는 그 자체로 낡고 무능하고 갈등 유발성의 기성 정치권을 쇄신하는 긍정적 효과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요즘 새누리당은 초상집 분위기다. 예전 같으면 선거 직전에는 드러나지 않았을 법한 비리가 연이어 터져 나오고 있다. 박근혜 후보로서는 국민을 볼 면목이 없게 됐다. 민주통합당도 마찬가지로 국민들을 많이 실망시켜 왔다. 통합진보당과의 연합도 그렇고 모바일 경선도 감동을 주지 못했다.

안철수 씨의 말처럼 현 단계에서 단일화는 적절치 않다. 기성 정치에 신물을 내는 국민들은 안철수 씨의 참신한 정책을 들을 기회를 가져야 한다. 그의 정책을 충분히 듣고 박-문 양 후보의 정책도 경청하여 그들이 그 정책을 수행할 의지와 능력을 가진 것인지를 비교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문재인 후보측의 민주통합당 인사들은 서둘러 단일화 하려고 시도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은 국민들의 선택 기회를 가로막는 것이다. 혹자는 야당으로 빨리 단일화하여 대오를 가다듬지 않으면 또다시 보수세력에게 정권을 내준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정치공학적 계산보다는 국민들의 선택 기회를 넓혀준다는 가치가 훨씬 더 중요하다.

지금은 3인의 선의 경쟁을 통해 국민들의 정치 시선을 높여서 기성 정치인과 신인 정치인 간, 보수 대 진보 정치세력 간의 경쟁을 넉넉하게 지켜보고 가늠해보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리하여 기성 정치권도 혁신하는 효과를 거두고, 야권도 안철수 씨를 중심으로 단일화 할 수 있다는 열린 자세를 가져야 한다.

이번 3인의 선의 경쟁은 기성 정치권 출신 3인 경쟁이 아니란 점에서, 다시 말해 기성 정치권이 미리 정한 ‘메뉴’가 아니란 점에서 국민들에게 유리한 구도다. 위대한 국가가 되려면 위대한 국민이 있어야 한다고 했는데, 이번 대선이 3인의 후보들보다 더 고민하고 진지하게 판단해야 하는 위대한 국민의 선택이 될지도 모르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