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먹거리 창출서 성장동력 마련도

[미디어펜=조항일 기자] 저유가로 중동 등 해외건설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대형 상위 건설업계가 올해 분양시장 냉각에 선제 대응, 허리띠를 졸라매며 내실경영에 최우선할 전망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형 상위 건설사 CEO의 올해 화두가 지속 성장을 위한 수익성 중시의 내실경영으로 모아졌다. 지난 해 시무식에서 강조한  '조직과 문화의 혁신'의 성과가 올해 절대 우호적이지 않는 시장환경으로 빛을 보지 못하고 기업 존속마저 위협받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 대내외 적으로 건설업계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주요 건설사들은 관리형 내실 경영을 통해 위기상황에 대한 대처를 꾀하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 임병용 GS건설 사장,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은 지난해 신년사를 통해서 “지속적인 체질개선과 기업문화 혁신을 통한 글로벌 건설명가로의 재건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실제 이를 위해 당시 정수현 사장은 '본부'와 하부 조직인 '실' 사이에 '사업부'라는 조직을 신설하는 등 변화를 꾀했다.

사업부는 본부 아래 실별로 나눠져 있는 영업, 설계, 시공 등 실무조직을 통합관리해 프로젝트 전과정을 컨트롤하며 수익극대화를 모색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올해 신년사에서는 정수현 사장은 변화보다는 내적 메커니즘을 활용한 수익극대화를 강조했다.

정수현 사장은 “새로운 것을 발명하는 것이 아닌 밸류체인을 활용해 고부가가치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며 “설계역량을 강화하고 발주처별 최적의 공사방안을 선제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경쟁력 확보”를 당부했다.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 역시 지난해 신년사에서는 조직의 체질개선을 위한 ‘혁신’을 핵심 키워드로 내세웠지만 올해는 내적 성장을 강조했다.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내적 성장에 주력키 위해 수주에서 준공까지 전 과정을 단일 조직에서 수행하는 사업본부 총괄체제를 확립했다”며 “축척된 EPC(설계·조달·시공) 및 IPP(Independent Power Plant, 민간발전사업) 역량을 고도화 하고 기획, 금융, 운영 등 고부가가치 영역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도 내실을 다지는 경영전략 방침을 주문했다.

지난해 최치훈 사장은 “글로벌 기업과의 파트너십 강화를 통해 진입장벽이 높고 안정적 수익을 보장하는 양질의 프로젝트를 수주해야 한다”고 밝힌 반면 올해는 'Expertise(전문성), Execute(실행), Expand(확장) 등 3E 선순환'을 강조했다.

최치훈 사장은 “업무 전문성, 체계적 실행, 강점이 있는 시장으로의 확대 등 3E 선순환을 통해 '이익이 기반이 된 성장'(Profitable Growth)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관리형 내실 경영과 함께 신먹거리 사업 창출을 통한 위기 대처형 경영방침도 눈길을 끈다.

임병용 GS건설 사장은 작년 신년사에서 “선별 수주를 통한 수익성을 높이고 시장의 신뢰를 위해 끊임없이 혁신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 임병용 사장은 “건설산업이 고난도의 EPC사업, 투자형 사업, 서비스 산업으로 주류 흐름이 옮겨가고 있기 때문에 회사의 비즈니스 구도도 이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며 “조직원 모두가 새로운 사업 전략과 새로운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이해하고 체계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EPC 경쟁력 강화에 초첨을 맞췄다면 올해는 투자개발형 사업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더 이상 해외 시장에서 단순 EPC 수주만으로는 수익성 극대화가 어렵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은 "올해는 건축, 토목, 유화, 에너지 등 주요 분야에서 기획부터 운영을 총괄하는 디벨로퍼 프로젝트를 발굴하겠다”며 “디벨로퍼 역할이 가능한 국가와 영역을 우선 순위화하고 해외 지사와 유기적 협력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