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 품질을 같고 가격은 저렴, 우체국 알뜰폰 요금제 인기

[미디어펜=고이란 기자] “라이프폰은 품절입니다.”

지난 5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광화문 우체국을 방문해 기자가 알뜰폰을 문의하자 상담원은 가장 인기가 많은 기종은 이미 품절이라고 답했다.

‘A제로’ 요금제에 3G 피처폰인 ‘라이프폰(LL9945)’을 선택하면 단말기와 기본요금이 0원이다. 한 달에 50분의 무료 음성통화까지 사용할 수 있다.

   
▲ 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우체국에서 소비자들이 알뜰폰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고이란 기자
상담원은 “어제 처음 출시됐는데 가입자들이 너무 몰려 물량이 다 떨어졌다”며 “에넥스에서도 언제 다시 들어올지 장담 못하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알뜰폰의 인기를 실감하는 부분이다. 점심시간에 방문한 우체국에는 알뜰폰을 문의하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두 명의 상담원으로는 업무가 벅차 다른 업무를 보던 직원이 돌아다니며 대기 중인 사람들의 상담을 돕고 있었다.

미래부에 따르면 지난 4일까지 우체국을 통해 알뜰폰에 가입한 사람은 평소보다 20배정도 많은 8700여명이다. 그 중에서도 에넥스텔레콤의 A제로에 가입한 사람이 절반이상을 차지했다. 우체국 알뜰폰의 흥행을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우체국에서 소비자들이 알뜰폰 안내 전단지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고이란 기자
가입자들은 우체국에서 알뜰폰을 가입하기 때문에 우체국에서 출시한 요금제라고 오해할 수 있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우체국은 유통망을 제공할 뿐 모두 알뜰폰 사업자가 내놓은 혜택이다.

현재 우체국에서 가입할 수 있는 알뜰폰 사업자는 총 10개로 각각 LG유플러스, SK텔레콤, KT의 통신망을 사용하고 있다. 그 중 에넥스텔레콤이 가장 저렴한 가격의 요금제를 출시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T망을 사용하는 에넥스텔레콤의 A제로 요금를 선택하면 기본료 없이 한달에 50분에 음성통화를 제공받을 수 있다. A2500 요금제는 한달 2500원에 음성통화 100분 문자, 400건이 무료다. A6000 요금제는 한달 6000원에 음성통화 230분, 문자 100건, 데이터 500MB를 사용할 수 있다.

A6000 요금제에 가입하기 위해 우체국을 찾은 70대 남성 박상훈씨는 해지 위약금 때문에 발길을 돌려야했다.

박 씨는 “지금 내가 한달에 1만5000원짜리 요금제를 쓰는데 통화 120분에 문자는 하나도 혜택을 못받는다”며 “당장 알뜰폰 요금제를 사용하고 싶지만 위약금 때문에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 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우체국에서 소비자들이 알뜰폰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고이란 기자
이어 박 씨는 “나는 못하더라도 당장 집사람부터 바꾸라고 말할 것이다”면서 “비싼 기본요금 내고 있는 주위 사람들에게 추천할 의사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지모바일에서 출시한 ‘EG데이터선택 10G 399’ 요금제는 기본료 3만9900원에 음성과 문자를 무제한으로 제공한다. 여기에 데이터 10GB를 제공하고 매일 2GB를 추가로 제공해 사실상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다.

초등학생 아들에게 알뜰폰을 사주기 위해 우체국을 방문한 40대 김지현씨는 “아이가 하도 보채서 저렴한 요금제에 휴대폰을 쓸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왔다”며 “처음에는 피처폰을 사줄 생각으로 왔는데 스마트폰 요금제도 저렴한 것이 많아 고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씨는 “다만 요금제는 저렴한데 알뜰폰 단말기 가격이 싼 편은 아닌 것 같다”며 “기존에 사용하던 단말기를 개통하는 것은 괜찮지만 30개월 약정으로 중고 알뜰 단말기를 사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알뜰폰을 가입하기 위해서는 신분증만 지참하면 된다. 온라인으로 미리 ‘ 우체국 알뜰폰 O2O’를 신청하면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단말기는 알뜰폰 요금제를 함께 신청해야만 구입가능 하다. 우체국에서 가입을 했다고 당장 단말기를 손에 쥐고 돌아갈 수도 없다. 우체국에서 가입 신청서를 작성하면 해당 알뜰폰 사업자가 택배로 단말기를 배송해주는 형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저가 요금제가 통신 3사에 미치는 영향은 별로 없겠지만, 고가의 LTE요금제는 기존 통신사 상품보다 월 2만원정도 저렴해 가입자 이탈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