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사 생존권 위협, 보험사만 유리"
"소비자 선택권 확대, 보험산업 신뢰도 향상해 업무환경 개선될 것"

[미디어펜=김민우 기자]지난해 11월말 온라인 보험슈퍼마켓 '보험다모아'가 출시되면서 한 달여만에 누적 접속자수가 20만명을 돌파하는 등 보험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하지만 온라인보험에 대한 소비자들의 높은 호응만큼 고객을 찾기 더욱 어려워진 보험설계사들은 '보험다모아'가 생존권을 위협한다며 집단행동을 계획하는 등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 온라인 보험슈퍼마켓 '보험다모아'를 놓고 반대하는 설계사들의 집단시위가 예고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사진='보험다모아' 홈페이지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 설계사 모임커뮤니티(보사모)' 회원들은 "보험슈퍼마켓은 보험회사의 이익은 늘리고 보험설계사의 생존권은 짓밟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온라인보험이 오프라인 채널보다 저렴한 이유는 설계사에게 주는 수수료, 판매 관리비 등의 사업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실손의료보험이나 자동차보험, 저축보험 등은 종신보험이나 기타 보장성 보험에 비해 설계사들이 고객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상품인데 온라인보험으로 고객이 몰리면서 설계사들의 입지가 더욱 좁아지고 있다.

김진억 보사모 카페 대표는 "보험설계사의 생존권을 지킬 수 있는 정책 찾기 힘들고 오로지 보험회사를 위한 정책만 시행되거나 준비되고 있다"라며 "40만 보험설계사는 안중에 없고 소통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보험다모아 이전에 시행된 정책들도 보험회사 편들어주기 정책이라며 설계사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자율협약, 보험산업 자율화, 보험상품 사전신고폐지 등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미명 아래 설계사들을 무시하고 있다"라며 "설계사의 생존권을 지킬 수 있는 정책을 찾기 힘들고 보험회사를 위한 정책만 시행되고 있어 걱정된다"고 꼬집었다.

한 손해보험사 설계사도 "자동차보험으로 고객에게 접근하고 이후 보장성보험 등을 판매했는데 많은 기존 가입자들이 온라인으로 옮겨갔다"라며 "갈수록 영업하기 힘들어진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보험설계사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제도와 정책이 만들어 지지 않도록 정책당국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1000여명의 보험설계사를 모으는 것을 목표로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반면 보험다모아 운영 측에서는 "보험다모아가 반드시 설계사에게 나쁘게만 적용하는 것은 아니다"는 입장이다.

한 운영측 관계자는 "보험다모아는 소비자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보험사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이다. 업계 평판이 좋아지면 설계사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줄어들어 업무환경이 개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보험다모아가 출시돼 거래량이 늘어나는 측면이 있는데 상품 가입을 위해 설계사와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험다모아로 판매채널이 다변화되면서 앞으로는 각 채널마다 상품별 특성화가 될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한 업계관계자는 "자동차, 저축성보험 등 단기보험이나 이해하기 쉬운 보험의 경우 고객입장에서는 온라인으로 저렴하게 가입하는 것이 아무래도 이익"이라면서 "담당 설계사가 금방 바뀌는 경우가 많은데 굳이 비싼 보험료를 내면서 설계사한테 가입할 필요는 없지 않겠나"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신 이해하기 다소 복잡한 보장성 보험 등 장기적으로 상담과 관리가 필요한 상품은 설계사를 통해 가입하면 보험료는 조금 비쌀지라도 이후 보험금 청구할 때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